금북정맥 정리 (스크랩)

2013. 3. 4. 16:001차· 1대간 9정맥--완료/금북정맥6 ---완주

 

 

                 

 

 

 

 

               구간별 현

금북정맥(2012.10~2013.3)

구간 산행일 산행코스 거리k 산행시간 인원 총무 후미대장 비고
1구간 2012.10.20~21 칠장산 - 성거산 - 돌고개 51.3 18.6 14 정유진 하늘제비 1박2일
2구간  2012.11.17~18 21번국도 - 천왕산 - 차령고개 54.5 25 13 " " "
3구간 2012.12.15~16 차동고개 - 장학산 - 우수고개 56 23.1 14 " " "
4구간 2013.1.19~20 우수고개 - 오서산 - 덕숭산 - 가루고개 64.55 36.55 12 " " "
5구간 2013.2.16~17 가루고개 - 성왕산 - 신대삼거리 65.5 23.2 12 " " "
6구간 2013.3.2 신대삼거리 - 지령산 - 안흥진 12 4.4 39 " " 당일

 

 

  

 

금북정맥(錦北正脈) 개요

금북정맥은 한남금북정맥의 종착지인 칠장산 에서는 다시 두 개의 정맥이 갈라지는데, 서북쪽 김포 문수산(文殊山)을 거쳐 구곳리까지

이어지는 줄기가 한남정맥(漢南正脈)이고, 남서쪽 태안반도(泰安半島)끝인 안흥진까지 이어지는 줄기가 금북정맥(錦北正脈)이 된다.

금북정맥은 경기도 안성시 칠장산(七長山:491m)에서 태안반도(泰安半島)의 안흥진(安興鎭)까지 금강의 서북쪽을 지나는 산줄기로

도상거리 약 266km에 달하는 긴 산줄기이다.

마루금을 이루는 산들은 한남금북정맥의 끝인 칠장산에서 서남쪽으로 뻗어 칠현산(七賢山:516m), 청룡산(靑龍山:400m), 성거산(聖居山:579),

차령(車嶺), 광덕산(廣德山:699m), 차유령(車踰嶺), 국사봉(國師峰)을 잇고, 충남을 가로지른 산줄기가 청양의 백월산(白月山:395m)에 이른 뒤,

다시 서북으로 뻗은 줄기가 오서산(烏棲山:791m), 보개산(寶蓋山:274m), 수덕산(修德山:495m)에 이르고 다시 서쪽으로 뻗어 팔봉산(326m),

백화산(白華山:284m), 지령산(知靈山:218m) 안흥진으로 이어진다 

                        

 

 

                                   금북정맥 계획표 

금 북 정 맥 종주 구간표<< 칠장산-가야산-안흥진>>

구간

 

산       행       코        스

1회차

 

 칠장산-칠현산-덕성산-옥정현-470봉-장고개-이티재 18.5km

 

 이티재-서운산-엽돈재-부수문이고개-위례산-우물목고개 15.5km

 

 우물목고개-성거산-태조산-취암산-돌고개 16.5km

2회차

 

 돌고개-한치고개-아야목고개-고려산-고등고개-덕고개-압실임도 17,5km

 

 압실임도-데재고개-국수봉-차령-봉수산-개치고개-곡두고개 18.5km

 

 곡두고개-갈재고개-각흘재-봉수산-천방산-극정봉-차동고개 22km         

3회차

 

 차동고객-장학산-야광고개-국사봉-금자봉-621번도로 18.5km

 

 

 621번도로-문박산-학당고개-여주재-천마봉-오봉산-공덕재 17km   

 

 

 공덕재-백월산-스무고개-물편고개-금자봉-오서산-공덕고개-신풍 15km    

4회차

 

 신풍저수지-생미고개-아홉골고개-꽃조개고개-남산-하고개 17.5km       

 

 

 하고개-일월산-홍동산-덕숭산-나본들고개 13.5km

 

 

 나본들고개-가야산-석문봉-일락산-상왕산-가루고개 17km

5회차

 

 가루고개-동암산-무르티고개-은봉산-양대산-성왕산-윗갈치 18km

 

 

 윗갈치-금강산-장군산-수량재-물래산-오석산-백화산-모래기재 20.5km

 

 

 모래기재-퇴비산-유득재-돌고개- 쉰고개-장재-매봉산-후동고개 16km

6회차

 

 후동고개-죽림고개-지령산-안흥진 12.5km

 

 

                                                                                           

 

                                                                                    정우진총무 후기

    [5-1 구간, 2012. 10.20 ~21.] 

                주요시간표(데이비스운영위원님 카메라사진 기준으로)

    첫째날 : 칠장사출발(09:30) - 3정맥분기점(09:48) - 칠현산(10:36) - 덕성산(11:08) - 옥정현(점심식사 13:24)

               - 장고개(16:34) - 이티재(17:08도착 저녁식사후 18:15 출발) - 서운산(18:59) - 엽돈재(20:30) -

               - 부수문이고개(21:28) - 위례산(22:30) - 우물목고개 (23:14) 첫날 산행종료

     

    둘째날 : 우물목고개 출발(7:29)- 성거산(8:07) - 태조산(9:39) - 취암산 - 21번국도(12:24분도착)

               (13:15분 1구간산행종료)

     

    한반도 산하를 관장하는 백두대간이 있으니, 그에게는 13줄기의 정맥이라는 자녀가 있습니다.휴전선이 남북을 갈라놓아 백두대간일부와

    4정맥은 북한에 자리잡고 있어 우리가 갈 수 없는 아쉬운 현실이고, 남한에 자리잡은 1대간9정맥이나마 섭렵하고자 뜻을 같이한 산우들이

     1대간6정맥을 마무리하고 일곱번째 정맥을 섭렵하고자 뜻을 모았으니 바로 금북정맥입니다.

     

    금북정맥의 개요.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속리산 천황봉(1,508m)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하여 칠장산(492m)으로 내려오다가 이곳에서

    다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나누어진다.  금북정맥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헤어진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칠현산(516m),

    청룡산(400m),서운산(547m), 성거산(579m), 광덕산(699m)을 거쳐 청양의 백월산(565m)에서 산줄기는 다시 북 서진하면서 오서산(790m),

    보개산(274m), 월 산(395m), 수덕산(495m), 가야산(678m), 일락산(521m) 등을 솟구치게 한 후 은봉산(283m)에 이르러 다시

    서쪽으로 뻗어 성왕산(252m), 백화산(284m) 등을 거쳐 태안반도로 들어서서 반도의 끝 안흥진에서 그 맥을 다하고 서해바다로

    가라않는다. (도상거리 약270km )

     

    호남정맥을 끝내고 잠시 정맥을 쉬는동안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드디어 금북정맥 공지가 올라오고 그동안 띵까띵까 했던터라

    한편으론 겁도 나고 한편으로 설레이기도 합니다.

     

    무시까리한 거리와 시간에 겁이 났는지 예상인원에 미달인데 졸지에 총무까지 맡고 보니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안되면 되게 하자는 생각으로 우봉님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에 의논을 합니다.

    총무를 대신해 우봉님이 총대를 매시겠다고 하시니 감사할 밖에요.

     

    총무가 너무 우는소리를 했나요? 산우님들의 따뜻한 마음을 접하면서 뿌듯합니다. 나참! 준비물 배정 안해준다고 총무에게 전화해서

    화내는 산우님들은 처음 봤다니까요.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1당100이라 해도 좋은만큼 든든한 마음으로 사당으로 향합니다.

    늦잠자는 바람에 아차!하면 총무없는 산행이 될뻔 했지만요.

     

    열다섯명이 40인승에 오르니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 뭔가 허전한거 같지만 우리들의 단결된 마음으로 꽉 채우고 출발한 버스는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칠장사 입구에 내려 놓습니다.

     

    암행어사로 대표되는 박문수가 과거시험보러 가는중에 칠장사에 머물러 꿈을 꾸고 장원급제 했다고 하더니 기념이라도 하는지

    박문수 백일장을 하느라 많은 사람들로 분주하네요. (걍 이참에 용돈좀 벌어봐ㅎ)

     

    정맥길에 두번이나 갔지만 천년고찰이라는 칠장사는 갈길이 바빠 지나쳤던 터라 마지막 정맥때는 꼭 둘러보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인연이 없는지 많은 인파때문에 주마간산으로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산행 준비를 합니다.

     

     

     

     

     

    접속도로가 많으니 도시락은 차에 두고 가벼운 배낭차림으로 칠장사를 출발 20여분 오르막을 치고 올라 3정맥 분기점에 도착해

    조촐하지만 막걸리 한잔 올리며 금북정맥 시작을 알리고 안전을 기원해 봅니다(의도한건 아닌데 부가회비도 챙기고...ㅎ)

     

    선답자들의 후기에 꼭 등장하는 칠순비부부탑을 지나면서 얼마나 부부애가 좋았으면 저렇게 정성들여 돌탑까지 만들었나 하는

    생각에 그들의 숭고한 사랑이 영원(지금은 고인이 되셨을지도 모르지만)하기를 빌며 '혜소국사에 의해 악인7인이 현인으로 제도된

    고사에 따라 산이름을 칠현산(七賢山)이라 불렀다'는 칠현산으로 향합니다.

     

    첫번째 봉우리 칠현산은 정상석이 돌탑속에 자리를 잡고 있어 한편으론 불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참 소박하기도 합니다.

    금북정맥은 산행내내 유난히 돌탑이 많습니다.

     

     

     

    경기도 안성과  생거진천(표지목마다 써있음)을 가로지르고 있는 금북정맥은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부드러운 흙길에 누구라도 걸을

    수 있는 적당한 업다운이 푸근한 어머니의 마음을 닮은듯 하고, 오밀조밀 아름다운 산을 물들이고 있는 울긋불긋 단풍들은 가을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걷는내내 여기저기서 '산이 참 에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뭐 산꾼들에게는 산이 너무 낮아 재미없다고 별로 인기가 없어 정맥꾼들만 찾는 금북정맥길이라고 한다지만... 

    (그래서그런지 산행내내 등산객 구경하기가 힘들었음)

     

    금북정맥의 봉우리에 있는 정상표지석들은 참 소박해서 인기가 없어 그런가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덕성산 갈림길에 도착해, 일부는 정상을 밟으러 가고 저질체력이 된 전 휴식을 취해보려하지만 십여분도 안되어 돌아오는 바람에

     휴식시간은 짧기만 합니다.

     

    사장골정상 무이산 갈림길을 지나  옥정현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만나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뒤 출발해

    한차례의 오름을 치고 오르니 화려한 헬기장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 봐온 헬기장들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넓은 바닥은 철판으로 정비되어 있고 사방이 확 트여 가야할 금북정맥 지나온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마루금이 모두 한눈에 들어와 지나온 길이라고 더욱 정겹기만 합니다. 이곳에 텐트하나 치고 살면 굽어보는

    산하가 그대로 내 정원이 될 듯합니다.

     

    가야할 길이 멀기에 마냥 조망을 즐기고 있을수만은 없어 출발을 서두릅니다. 딱히 높은산도 없는 터에 배낭이 가벼우니 진행속도가

    빨라 몇개의 무명봉을 지나 장고개를 거쳐 경기도와 충청도 갈림길인 이티재에 도착해 우봉님이 준비해온 김치찌개로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소박한 반찬이지만 상큼한 가을향기와 붉게 물든 석양과 단풍이 어우러진 운치있는 저녁식사입니다.

    세상에 어느 만찬이 이보다 더 맛이 있을수가 있을까요.

     

     

     

     

     잠깐의 달콤한 휴식이 끝나고 여기서 포기하고 싶은 맘을 억누르며 어둑어둑해지는 산길로 접어듭니다.

    랜턴불빛에 의지한채 한차례 오름짓을 하는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서운산에 다다를 무렵 후두둑 후두둑 낙엽 때리는

    빗소리에 우중산행 준비를 걱정하고 있는데 다행히 비는 경고성으로 끝납니다. 서운산에 올라 안성의 아름다운 야경에 취해 잠시동안 피로를 잊게 만듭니다. 낮선 지역이지만 야경은 어디서나 아름답고 정겹게 느껴지나 봅니다.

     

     

     

    산새들도 잠들은 어두운 산길에 들리는건 거친 내 숨소리와 사각사각 낙엽밟는 소리뿐. 한때 철녀소리까지 듣던 내 체력은 그사이

    저질체력으로 변해 한발짝 떼어놓기도 힘든데 다른 산우님들은 지친 기색이 전혀 안보이니 오히려 그들에게 방해가 될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별로 심하지도 않은 업다운이건만 내려가는것도 두렵고 정상이 보이는 낮은 오름짓에도 숨이 턱에 차고 쌀쌀한

    가을밤에 온몸은 갓 샤워를 한듯이 땀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산아래 마을의 불빛은 포근한 이불속인처럼 보여 그속에 누워 있는양

    눈은 감기고 몸은 지칠대로 지치고 내가 왜 이짓을 또하나 하는 생각을 수없이 해봅니다.

     

    엽돈재까지만 가면 차가 기다리고 있으니 거기서 포기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하며 이를 악물고 엽돈재에 도착해 하늘제비대장님의 생일 축하를 하며(다시한번 생신 축하드립니다) 잠시의 휴식동안 수많은 갈등을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1초에도 수십번 변하는지라

    종주 욕심에 포기를 못하고 다시 따라나서는 내가 참 우습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름짓을 하면서 바로 후회를 하고 지금이라도 내려갈까?하는 생각을 수십번 해보지만 후회도 잠시 ...

    우봉님께 부수문이 고개는 들리지 말고 우물목에서 기다리라고 했건만 나를 유혹이라도 하는지 포근한 드림호텔은 지나는 길이라며

    부수문이 고개에 다시 나타나고... 이밤내 전 갈등과 후회를 반복하면서 걷습니다.

     

    여기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우니까 내친김에 두시간만 더 힘을 내보자며 걷는데 차량에서 들려오는 무전은 지친내게 절망을

    안겨줍니다. 우물목고개에 차가 들어올수 없어 농로를 따라 3키로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내일 접속을 생각해 3키로를 걸어

    내려가느니 차라리 두시간 반정도를 더 산행해서 만일고개로 내려가야 될것 같다는 대장님의 말에 간신히 지탱하고 있던 온 몸의 힘이 빠집니다. 거의 그로키 상태가 되어 우물목고개에 내려서니 무전과는 달리 말끔한 포장도로에 순교성지로 가는 길이라 버스라 들어올수 있는 길입니다. 아마도 차는 반대방향 어디쯤에서 길을 못찾는 모양입니다.

     

    차량과 무선을 계속하며 기다리는 동안 전 포장도로에 대자로 뻗었지만 금새 몰려오는 한기에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합니다.

    그로기 상태에서도 조금전 빗방울을 떨구던, 구름이 물러간 하늘에 별빛이 왜 그렇게 예쁘게만 보이는건지요. 자정이 가까운 산속의

    밤하늘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컨디션이 좋았으면 별하나 나하나 어쩌구 쫑알 거렸을테지만 말을 할 힘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저만치 산모룽이를 돌아오는 차량 불빛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차량을 만나 우물목 고개에서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야참 준비

    비박준비 하는걸 보면서 전 잠속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갑니다.

     

    얼마나 잤을까 코고는 소리에 잠이깨니 모두 잠들어 조용하고 간간이 코고는 소리와 뒤척이는 소리를 들으며 자다깨다를 반복하는데

    빨리 일어나라는 대장님의 모닝콜에 부스스한 모습으로 또 하루를 맞습니다. 지치지도 않는지 다들 표정이 밝습니다.

     

    집에서는 아침을 먹지 않지만 먹은만큼 간다고 콩나물김치국으로 아침을 먹고  오늘 산행은 짧다는 대장님의 달콤한 말에 망설임없이 길을 나섭니다.

     

     

     

     

    한해가 틀리다는 어른들의 말은 빈말이 아닌지 그렇게 푹 잤는데도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 않는걸 보면 한해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틀린가봅니다.

     

    성거산은 군부대로 막혀있어 우회도로를 이용해 최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고 태조산을 향해 가는데 천안시민들인지

    간간이 등산객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금북정맥을 걸어오면서 등산객은 칠상사 주변에서 서넛 본 이후로는 우리들이 정맥을 모두 접수하며 왔던터라 등산객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안녕하세요?'  인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더러는 받아주고 더러는 무심히 지나치지만...

     

    역시 산길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되는일도 안되는 일도 없는 충청도 기질을 닮았는지 별 어려움없는 포근하고 아늑합니다.

    350미터에서 600미터도 안되는 오르내림이라 가속도가 붙는데 갈수록 후미로 쳐지고 맙니다.

     

    저만치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태조산 팔각정이 보이고  천안시민들인듯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천안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태조산에서 여우로운 휴식을 취합니다.

     

     

     

    자연을 보호하려고 그랬는지 태조산은 철망울타리로 둘려쳐져있어 오히려 자연을 방해하는것 같아 보기에는 좋지 않은 길을 따라

    걷는 대내 손님접대라도 하는양 천안은 우리 시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마지막 봉우리 취암산에서 다시 천안을 굽어보며 마지막

    휴식을 취한후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와 21번국도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를 만납니다.

     

    오늘 계획했던 돌고개까지는 3키로도 안남은 한시간여의 산행이라 배낭을 차에두고 굴다리를 지나 들머리에 다다를 즈음 차에서

    무전이 발목을 잡습니다. 돌고개는 차가 들어갈 수 없어 접속도로가 길다고...

     

    지도를 꺼내들고 머리를 맞대던 우리는 산행을 접기로 의견을 모읍니다. 앞으로의 일정을 보면 단 1키로라도 더가야 하지만

    접속구간이 길면 아니간만 못하다는 생각으로...모르죠 다음구간에 가보고 안간걸 후회할지도...(전 속으로 얼마나 반갑던지요.)

     

     

     

     

    방해하는 사람 하나없는 넓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오리고기 고추장삼겹살 김치찌개까지 어느식당 부럽지않은 여유롭고 푸짐한

    뒤풀이(이건 완전 총무자뻑ㅋ)를 하고 다섯시 조금 넘은 시간에 서울에 도착을 합니다. 지방 산행에 이렇게 일찍 올라오기도

    처음인것 같네요.

     

    리처드대장님 공지 올리면서 끝날때까지 노심초사하셨지요?. 1대간9정맥의 선봉에서 탁월한 기획과 리딩으로 전원무사완주할수

    있도록 배려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대장님께 제가 하는 불평?은 감사한 마음을 역으로 표하는거 아시죠?ㅎ.

     

    하늘제비대장님 후미가 없어서 조금 서운하셨죠? 산우들의 안전과 후미 챙기시느라 수고 많으셨고요 감사드립니다.

     

    기록 남겨주신 데이비스운영위원님 메모리님 백미르님 조령산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아이티님의 조그만 요술배낭에도요^^.

     

    1박2일동안 50키로 이상의 거리에 20시간이 넘는 산행에 잠자리도 불편하고 부실한 총무라 많이 부족했음에도 누구하나 불평없이

    밝은 얼굴로 마무리해준 14명의 산우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너 나가 아닌 우리라는 단결된 마음이 있었기에 전원 무사

    완주할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도나도 챙겨오신덕분에 풍족하게 먹고도 고기도 과일도 많이 남는 불상사?가 생겼네요. 정성들여 끓여간 정유진표 해물 된장찌개는 풀어보지도 못하고 가져와서 냉장고에서 울며 잠을 자고 있습니다ㅋ.

     

    마음써준 데이비스운영위원님(빼빼로님포함)과 백미르님 메루님께 다시한번 감사말씀 드리구요. 특히 우봉님 많은 음식 준비해주신

    덕분에 적자날뻔한 회비 흑자로 돌릴수 있었습니다. 주무시지도 못하고 산우들 챙기고 보살피시느라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드립니다.

    뵙지는 못했지만 사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제 딴에는 막걸리 한잔 부어놓고 조촐하게나마 안전을 기원해보자고 한건데 절값까지 내어주신 산우님들께 감사드리고 본의아니게

    민폐를 끼친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돈이 생기니까 좋기는 하더라구요ㅎ~~^^.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구간에서도 단결된 마음의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걸어온길입니다

     첫째날 ; 칠장사 - 3정맥분기점 - 부부탑칠순비 - 칠현산(516) - 공림정상(513) - 덕성산갈림길- (덕성산(519)은 일부만) - 454.6봉

     - 사장골정상(400) - 무이산갈림길 - 부부돌탑 - 고라니봉 - 옥정현 - 409.9봉 - 470.8봉 - 440봉 - 장고개 - 배티고개(이티재)(저녁)

    - 배티성지갈림길 - 석남사갈림길 - 서운산(548) - 청룡사갈림길 - 420봉 - 440봉 - 395.4봉 - 360봉 - 엽돈재 - 459.1봉 - 부수문이고개 - 475봉 - 524봉 - 463봉 - 우물목고개(마무리) 34.3k

     

    둘째날 : 우물목고개출발 - 375봉 - 사리목고개 - 450봉 - 성거산(579) - 만일고개 - 415봉 - 걸마고개 - 372봉 - 유왕골고개 - 359.6봉 - 성불사갈림길 - 382봉 - 도라지고개 - 태조산(422봉) - 365봉 - 아홉싸리고개 - 유랑리고개 - 315봉 - 장고개 - 283봉 - 230봉

    - 배넘이고개 - 310봉 - 경암산(취암산 321) - 182봉 - 21번국도(야외 뒤풀이후 상경) 17k 총 51.3k

     

    이상 1구간 총무를 맡은 정유진이었습니다.

     

     

     

                   [5-2구간, 2012. 11. 17.~ 18]

저질체력으로 고생은 했지만 즐겁고 유쾌한 정맥길이었습니다. 이번구간은 정맥길의 진수를 보여주는 구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편안한 리딩으로 정맥길 이끌어주시는 리처드대장님과 후미 챙겨주신 하늘제비대장님 그리고 수미산봉님께 감사드립니다.
기록남겨주시는 데이비스운영위원님과 진사님들의 수고에도 감사드립니다. 멀리 지원와주신 스킵운영위원님과 솜달님의 격려에 더욱 빛나는

정맥길이었습니다. 우봉님과 사모님께는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될지요. 두분의 수고로움이 있기에 적은 인원이지만 적자를 면하고 있네요.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밖에는요... 졸지에 맡은 총무임무에 여러가지로 소홀한 점이 많지만
끝까지 격려해주시고 웃음으로 마무리해준 산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가난한 집에 밥이 남아돈다고 솔선수범 준비해오신 푸짐한 음식덕분에 뒤풀이용으로 준비했던 오리는 그냥 이월이 되었네요.
산우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어 정맥길이 더욱 든든하고 즐겁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구요 다음구간에서 건강하게 뵙겠습니다.

 

 

               [5-3 구간, 2012. 12. 15. ~ 16]

첫째날 : 차동(령)터널 출발(09:45) - 장학산(11:22) - 천종산 - 야광고개(12:20도착 점심식사후 13:00 출발) - 서반봉(13:19) - 국사봉(14:24) - 운곡고개(16:18) 

           - 금자봉(370) -  645번지방도(18:10 도착 저녁식사후  19:02 출발) - 문박산(19:50) -  29번국도(21:00) -  여주재(00:16도착)  첫날 산행종료.

둘째날 : 여주재출발(07:36) - 천마봉(08:05) -  오(구)봉산(09:43) - 공덕재(10:59 도착 식사후 11:37 출발) - 백월산(12:46) - 스무재 (14:14) - 물편고개(15:51)

             - 우수고개(17:03) 산행 종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 문을 열고 밖을 봅니다. 어제 내리던 비는 다행히 거의 그친 상태로 이슬비가 되어 있습니다. 

 

창가에 흘러내리는 이슬비 방울에 한편으론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비가 진전이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빗길을 조심스럽게 달린 버스는 열시가 채 안된시간에 을씨년스런 바람이 머물고 있는 폐허가 된 차동고개 주유소 앞에 내려 놓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차유령으로 기록되어 있는 차동고개는  남금강 지류인 유구천과 무한천의 분수령으로 효자 차서방이 동쪽에서 산삼을 얻어

어머니 병을 고쳤다하여 차동고개란 유래가 되었다고 하며, 왕건의 훙요십조의 8조항에 기록되어 있는 후백제지역, 호남지역의 사람을

등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는데 그 경계점이 차동고개라는 대장님 말씀^^.

 

아이젠까지 만반의 눈산행 대비를 하고 들머리에 들어서니 겨울에 온 손님맞이라도 하는지 산주인인 짐승들이 먼저 길을 내어 놓은 터라

그들의 발자욱을 따라 장학산으로 향합니다.

 

쌓였던 눈은 어제 내린 빗물을 머금어 질퍽하니 그대로 아이젠에 달라붙는바람에 몇발짝 안가면 키가 5센티는 커져있고 신발은 투구가 되어

죄없는 나무만 수난을 당합니다.

 

 

비는 그쳤다지만 사방이 자욱한 안개로 가려있어 조망이 별로 없어 조금은 지루한 길이지만 50여미터 사이를 오르내리는 난이도가 별로 없는 길이라

장학산을 치고 천종산은 지나치는줄도 몰랐는데 야광고개에 닿습니다. 어찌보면 금북정맥은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금북정맥이

인기가 없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이정표나 정상석을 만나기가 쉽지않아 정상인줄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달빛으로 밤에도 밝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으며 괭이로 개간한 들판이 있어 노동고개라고도 한다는 야광고개는 햇살이 내리쬐고 있어 겨울날씨

답지않은 포근함마저 감돌고 있었습니다. 양지바른 한켠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야광고개에서 서반봉까지는 백여미터 정도의 오름이지만 급경사에 겨울날씨 답지않은 포근함으로 등줄기에 한줄금 땀이 흐를즈음 서반봉에 오릅니다.

안개 사이사이로 드러나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긋한 솔내음에 기분이 상쾌합니다. 금북정맥에 소나무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번구간은

유난히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정맥을 타면서 또 하나의 재미는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나오는 특이 지형이나 마루금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입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당산나무와 국사봉 발밑의 차돌바위도 그 중 하나입니다. 반투명한 돌로 선사시대엔 화살촉으로 사용되었을 만큼 단단한 차돌은 어렸을 적엔

돌 두개를 부딪히며 불을 일으키던 생각이 나 뒤돌아 갈 수 없는 그시절이 새삼 그립습니다.

 

 

차돌바위를 밟고 올라서니 첫날의 가장 높은 봉우리 국사봉입니다. 옛날에 궁에서 왕자를 가르치던 국사가 세살난 왕자를 15세까지 가르치던

중 왕자가 병이들어 죽자 국사는 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왕에게 하직인사를 하자 만류하던 왕이 듣지않자 금 한잎을 주었는데 국사는 전국을 떠돌다

국사봉 봉우리 주변에 금을 묻고 움막을 치고 살았다고 합니다. 오랜세월이 흐른뒤 나뭇군이 나무를 하러 와서 국사와 마주쳤는데 국사는 "내가 여기서

산짐승과 벗을 하며 살아온 지가 30년이 넘었다. 임금에게 받은 금을 이 산에 묻었는데 지금도 크고 있을것이다"고 말을 마치고 국사는 쓰러졌다고 

합니다. 이후 사람들은 국사가 쓰러진곳을 국사봉이라 불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합니다. 이후 사람들은 금을 찾아 헤매었지만 찾지못하고 있다가

일제때 일본인들이 광산을 개발하여 금을 채굴해 갔다는 아픔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고추로 유명한 청양과 공주사이를 가르는 마루금에는 공주 특산물인 밤나무 단지가 많아 여기저기 뒹구는 밤송이들에 농민들의 풍요로움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국사봉부터는 사백몇봉 삼백몇봉하는 무명봉들을 수없이 오르내리느라 물기 머금은 낙엽과 진흙에 미끄러 지기도하고 잡목수풀에 싸대기도 수없이

맞아야만 합니다. 졸음이라도 올라치면 정신차리라고 한대! 헛소리하지 말라고 한대! 안전거리 유지!를 염두에 두고 걷지만 수없이 맞다보니 나중에는

얼굴이 얼얼한것 같습니다. 또한 여름 태풍의 영향이 그대로 남아있어 길을 막고 있는 거목을 피하다가 가시덤불에 긁히기도 하고 이래저래 주인 잘못

만난 몸이 고생입니다. 어둑어둑해질 무렵 645번 지방도에서 버스를 만났을때는 신발은 진흙범벅이 되어 있어 차 바닥에 신문지를 깔았음에도 차안이

흙탕이 되어 죄송스럽습니다.

 

반찬도 필요 없습니다. 맛있는 김치찌개 하나면 만사가 오케이 입니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는 김치찌개가 또 있을까요?.

 

식사후 잠시의 달콤한 휴식은 짧기만 합니다. 버스를 만나면 여러가지로 편하고 좋지만 유혹을 이겨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구간자는 구간자

다워야 한다며 유세?를 부리며 남는 그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어두워지는 밤에 산으로 들어간다는건 정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용기있게 산으로 들었지만 사방이 깜깜한데다 머리를 풀어헤친 귀신처럼 스멀스멀 주위를 감도는 안개때문에 정맥길이 잘 보이지를 않아 잠시 헤메기도

하고 낮보다도 더 강도높은 잡목들의 폭력에 여기저기서 아야! 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밤산행의 가장높은 봉우리 문박산까지 치고 오르는 것 외에는 이백오십여미터 남짓의 봉우리 들이라 편안한 길이라지만 낮산행을 눈과 진흙과 싸우다

보니 지칠대로 지쳐있어 속도가 붙지는 않습니다. 아마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가 있어 시댁식구 누군가가 밤에 나가서 산행하고 오라고 하면

시집살이 시킨다고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일이지만 지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렇게 넘어지고 긁히면서 가끔은 할일없이 하늘만 쳐다보던 동네개들

할 일을 만들어주며 무슨봉무슨봉을 다섯시간동안 걸어서 중간표지석은 없지만(여주재 바로 직전 319봉이 중간지점이라고 함) 금북정맥도 중간지점을

지나 여주재에 도착하니 우봉님과 구간자다운 분들이 먹거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청양에서 화성으로 가려면 대부분 이곳 여주재를 넘어야 하는데 구봉산이 높고 험해 산짐승이 많이 나나타 여든명이 넘어야만 고개를 넘어갈 수 있던

곳이라고 해서 여틔재 또는 여주재라고 불렸다더니 사람을 해치는 산짐승이 아닌 연약한 고라니가 로드킬을 당해 길 복판에 누워있어 생과사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계획했던 거리에서 조금 짜르긴 했지만 열심히 걸은 후의 달콤한 야참은 살찔 걱정은 나중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달콤한 꿈나라로...

 

반갑지않은 여명이 밝아오고 우봉님은 우리가 추울까봐 보온에 신경쓰시느라 잠도 제대로 못주무시고 아침국을 데우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명색이

총무는 배짱좋게 꿈속에서 헤어날줄을 모르는데 얼른 일어나라는 독촉에 떠지지 않는 눈으로 국밥을 먹고 산행준비를 합니다.

 

한차례의 된비알을 치고 올라 동학난이 발생했을때 홍성까지 올라갔던 동학군이 이곳에서 관군과 싸우다 천마리의 말이 죽어 말 천마리를 묻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는 천마봉에 오르니 송신탑에 천마봉이라는 정상표지가 붙어있고 산불감시초소만이 산객을 반겨줍니다.

 

 

 또다시 이어지는 오르내림은 올랐다하면 바로 하산길 그리고 또 오르막 무명봉의 설움을 토해내기라도 하듯 심한 오르내림에 태풍의 흔적들은

고스란히 길을 막고 있고 푹한 날씨라고는 하지만 새벽기온에 얼어붙은 눈과 낙엽으로 인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닙니다.

 

매산리도로로 떨어졌다 한줄기에 포진돼 산봉우리가 아홉봉으로 형성돼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금을 함유한 석영맥이 있어 1910년부터 사금을 채광하기  시작 1960년말 양창선씨 금광매몰사전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하며 현재 폐광되었지만 한시대를 풍미한 해방이후 제1의 금광 1908년 동쪽계곡을

지나던 한 주민이 처음 발견 후 60여년간 약 20톤의 순금 채취 1961년부터 63년까지 매달 10키로 이상의 금이 쏟아졌다고 하는 오(구)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다시 한차례의 된비알이라 어제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터라 숨이 턱에 차고 등줄기는 땀으로 흥건합니다.

오봉산은 아름드리 소나무(150년되었다고함)들이 빼곡한 사이사이로 자리를 잡고 있는 바위들은 퇴적토에 군데군데 조약돌이 박혀 있어 시멘트를

버무려 놓은 듯합니다. 옛날에는 이곳이 바다였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데 이 바위들이 그 증거라고 합니다. 또한 오봉산은 백월산과 함께 서해안

해풍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주변 주민들에겐 고마운 산일것 같습니다.

 

오봉산에서 공덕재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심한 편은 아니라 체력소모가 많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하산하는데 저만치 평지에

우뚝솟은것 같은 만만치않은 산봉우리를 걱정하며 공덕재에 도착해 식사를 하며 잠시의 여유를 가져봅니다.

 

지금까지의 금북정맥은 제대로 된 이정표가 정상석이 없이 산꾼들이 붙여놓은 표지로 정상인가보다 하고 지났는데 공덕재에서 백월산을 오르는 길은

군데군데 이정표도 잘 설치가 되어 있고 지금까지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눈위에 발자욱이 군데군데 찍혀 잇는걸로 봐서 이곳이

이 지역 주민의 등산로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번구간 가장 높은 봉우리이기도 하며 금북정맥 가장 남쪽에 우뚝 버티고 있은 산으로 남양면에서는 산 위로 달이 지는 모습을 청라면에선 산위로

달이 뜨는 모습을 늘 보아왔기 때문에 이름 붙여졌다는 백월산은 번듯한 정상석이 자리잡고 있고 쉼터도 조성되어 있어서 비로소 산에 왔다는 기분이

새삼 듭니다.

 

 

선답자들의 후기를 보면 백월산에서 한번에 길을 찾았다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알바를 안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호서기맥

분기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정상으로 올라와선 길을 못찾아 비탈을 치고 내려가는 한차례의 유격훈련 끝에 길을 찾아 듭니다.

백월산부터는 금강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금북정맥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고 하니 이래저래 백월산은 설왕설래 고초를 겪고 있는가봅니다.

 

한차례 고난을 치르면 그만큼 성취감도 높은지 높지는 않지만 심한 오르내림에도 전처럼 지치거나 힘들이지 않고 스무재고개에 도착을 해서 진행거리와

나아갈 거리를 가늠해보니 이번구간 계획했던 오서산까지의 진행은 서울도착후 집에 돌아갈 시간때문에 아무래도 무리인것만 같아 대장님은 계획을

수정해 우수고개까지만 진행하기로 합니다.

 

 

고개가 높고 험해 행인을 괴롭히는 도적들이 많아 이 고개를 넘을때는 장정 20여명이 몰려서 넘었다해서 붙여졌다는 스무재고개에서 재정비를 하고

참석자 전원이 출발을 하여  물이 좋아 농사짓기에 좋은 마을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물펀고개를 거쳐 우수고개까지는  거의 평지길과 다름없는 길이라

다들 여유로운 모습으로 진행을 합니다.

 

첫날 이틑날을 통털어 사람이라고는 우리밖에 구경을 못해 이세상에 우리들만 살고 있는줄 알았는데 물펀고개 입구에서 드디어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니 우리가 이상한 모양입니다.

 

둘째날 산행은 한차례 유격훈련을 하긴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우수고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 저만치 드림호텔이 보이고 금북정맥 3구간도

끝이 나고 있습니다.

 

 

옛날 이고개 아래마을 선비가 과거보러가서 3년이나 소식이 없어 그 가족들이 울면서 살았다하여 울틔라 부르고 마을 사람들이 걱정할것 없다고 웃으며

지냈다해서 우수고개라 부른다는 우수고개에 도착해 산행을 마무리 하고 청양읍으로 옮겨 금북정맥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식당에서 뒤풀이를 합니다.

 

그동안 야외에서 찬바람 맞으며 뒤풀이를 했던터라 많이 죄송했는데 번듯한? 식당에서 뒤풀이다운 뒤풀이를 하니 마른 논에 물들어 가는것하고

자식 목에 밥넘어가는것이 가장 보기좋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실감이 나네요^^.

 

리처드대장님! 연일 몰아치던 한파와 비소식에 노심초사 하셨죠?. 이번구간도 만만치 않았지만 대장님의 탁월한 리딩으로 전원 무사히 마무리 할수

있었습니다. 대장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너무 속상해 하시짐 마시길요.

 

하늘제비대장님 후미에서 이번구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후미없는 후미라고 했지만 대장님 덕분에 정맥길이 항상 든든함에 감사드립니다.

 

기록 남겨주시는 데이비스운영위원님과 정맥팀 여러분 이번구간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재정때문에 총무 힘들어 할까봐 염려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항상 든든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구간자로 오셔서 구간자는 구간자 다워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신?  유상원대장님 정녕님 송이님 하영님 네분 덕분에 야참 편안히 먹을수 있었고

뒤풀이 멋지게 할수 있었습니다.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드립니다.

 

함께 못하신 분들께도 감사와 아쉬운 맘 전합니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면서 봉사해주신 우봉님께는 고맙다는 말씀밖에는 무슨 다른 할말이 있겠습니까 그저 감사하고 감사드립니다.

 

걸어온길입니다.

차동(령)터널 출발 - 330봉 - 353봉 - 361.2봉 - 안부사거리 - 342봉 - 310봉 - 350봉 - 374봉 - 장학산(381) - 성황당고개 -350봉 - 천종산(409) - 400봉 - 야광고개

- 349봉 - 서반봉(392) - 388봉 - 415봉 - 사정미재 - 국사봉(489) - 440봉 - 365봉 - 436봉 -  415봉 - 400봉 - 424.4봉 - 400봉 - 운곡고개 - 334봉 - 금자봉(370) - 340봉

- 645번지방도 -  문박산(337.8) - 250봉 - 225봉 - 29번국도 - 155봉 - 180봉 - 185봉 - 260봉 - 305봉 - 334봉 -  280봉 - 316봉 - 290봉 - 여주재 - 천마봉(422.1) - 350봉 

- 매산리도로 - 350봉 - 355봉 - 422.4봉 - 오(구)봉산(498) - 455봉 - 437봉 - 335봉 - 324봉 - 공덕재 - 230봉 -282봉 -간티 - 293봉 - 361봉 - 530봉갈림길 - 배문갈림길

- 백월산갈림길 - 백월산(571) - 415봉 - 429봉 -  시온산수양원 - 165.2봉 - 스무재 - 장계재(215) - 온고개 - 254봉 - 287봉 - 물편고개 - 283봉 -  293봉 - 보령고개

- 258봉 - 우수고개 - 산행종료.

 

 

 

 

 

 

                     [5-4구간, 2013. 1. 19. ~ 20]

주요시간표 :

첫째날 : 우수고개출발(09:58) - 오서산갈림길(10:56)  - 오서산(11:48 ) - 금자봉(12:41) - 공덕고개(12:57) - 신풍고개(14:02)  - 꽃밭굴고개(15:11) - 생미고개(15:39) 

-  아홉골고개(16:38)- 갈마고개(16:57)- 꽃조개고개(18:28) - 남산(18:59)- 하고개(19:36 도착 저녁식사후 20:22 출발) - 일월산(백월산 21:30) - 홍동산(11:21) 

- 수덕고개(육괴정,12:10  첫째날 산행 끝

 

둘째날 : 6시기상 07:06 산행시작 덕숭산(07:44) - 나본들고개(08:39) - 뒷산(09:40) - 한티고개(10:23)  - 가야봉(12:02) - 석문봉(12:56) -  일락산(14:25) - 상왕봉(15:53)  - 가루고개(16:56  산행 끝

 

 

 

지난구간 날머리였던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와 청양군 화성면 화암리를 잇는 우수고개에 도착! 삶의 시간도 산행처럼 어느시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합니다.

 

 

 

금북정맥길은 우수고개에서 가루고개를 거쳐 금자봉으로 이어지지만 정맥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고는 해도 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오서산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혹간에는 오서산을 다녀오지 않으면 금북정맥을 완주했다고 할 수 없다고 할 정도이니 금북정맥에서 오서산의 위상을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오서산을 향하는데 눈위에 두사람 정도의 발자욱이 찍혀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금북정맥길은 인기척이라고는 없이 짐승들의 발자욱만 보아오다가 사람의 발자욱을 보니 왜 그렇게 반갑던지요. 이번구간은 지금까지의 구간과는 달리 몇팀의 정맥팀을 만났지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가루고개를 거쳐 한차례의 오름을 치고 올라 오서산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선답자들의 후기를 보면 이곳에 배낭을 숨겨놓고 오서산을 다녀왔다고

들 했던데 우리는 배낭을 매고 진행하기로 합니다.

 

병풍능선에서 오서산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한데다 눈이 다져있어 아이젠을 착용하지않은터라 가끔은 미끄럼을 타면서 오서산에 오릅니다.

 

까마귀가 많다하여 유래된 이름으로 서해안에서 가장 높게 솟아있어 인근 바다를 지나가는 배들이 이정표로 삼았다하여 서해의 등대라고 불리기도 하고,

국내 5대 억새산중 하나로 손꼽힐만큼 가을에는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며, 서해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과 석양이 일품이라는데

안개에 가려 있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입니다.

 

 

날이 푹해 티셔츠차림으로 올랐지만 차가운 바람에 한기가 들어 겉옷을 입고 잠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아이젠을 착용하고 하산을 서두릅니다.

오서산갈림길까지 다시 돌아와 정맥길로 들어서니 바로 금자봉이 나옵니다. 금자봉은 보령시와 청양군 홍성군의 행정구역 경계가 되는 봉우리라고 하는데

행정구역 표지기가 눈속에 묻혔는지 초라한 표지기만이 나무에 매달려 있습니다.

 

금자봉을 지나 신풍고개까지는 거의 하산길이라 별 어려움 없는 진행이지만 시간은 이미 정오를 넘어서 배가 고파오는데 차를 생미고개에서 대기하라고 했던 터라

점심이 많이 늦어져 걱정을 했지만 신풍고개에 도착하니 차가 대기하고 있어 얼마나 반갑던지요.

 

신풍고개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4구간의 산행을 시작합니다. 신풍고개에서 생미고개까지는 1시간30여분의 거리에 낮은 구릉과

마을길이라 배낭을 차에 놓고 가벼 운 차림으로 꽃밭굴고개를 거쳐 벼농사가 잘되는 생미마을이 고개 아래에 있어 자연스럽게 붙여졌다는 생미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생미고개에서 차량을 만나 배낭을 매고 출발을 하니 제일먼저 반기는건 3.1운동 기념탑입니다. 홍성지방에서 3.1운동에 참여했던 애국지사들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3.1운동 기념탑을 지나면서 정맥길은, 축산농장들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라 고향냄새?를 원없이 맡으며 걷다보니 아홉마리의 용이 고개를 넘었다하여

붙여졌다는 아홉골고개 기생 난향의 묘 앞에 닿습니다. 비록 기생의 몸이지만 굳은 지조와 절개로 한사람만을 사랑했다는 기생 난향! 어찌보면 춘향전과 스토리가

비슷하지만 이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교훈을 주고자 길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어 갈마고개(갈마음수형의 명당이 있어 갈매재, 말고개라고 불렸다 하고, 역정이 있을때 말이 목을 축이던 못이있어서 얻은 이름이라고)를 지나 홍시처럼 발간

아름다운 석양을 보며 백여미터 남짓 낮은 구릉들을 지나  소도시 홍성시내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어둠이 찾아들 즈음 꽃조개고개에 도착합니다.

 

진달래가 많이 펴서 꽃동산을 이루어 꽃구경을 오는 사람들이 많아 붙여졌다는 꽃조개고개는 6차선 도로에 차들이 질주하고 있고 불야성을 이룬 불빛들이 진달래의

화려함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도로를 건너 정맥길을 찾아 올라가니 기미독립선언서에"최후의1인까지, 최후의 1각까지"를 넣어 우리 민족의 결연한 의지를 담았던 만해 한용운 동상이 어둠속에서

반기고 있습니다. 홍성은 많은 학자와 애국지사를 배출한 충절의 고장이라고 하죠. 고려말의 충신 최영장군 단종때의 사육신 성삼문이 홍성출신이고 서예와 고고학의

대가 추사 김정희, 청산리대첩을 이끈 김좌진장군 등이 이고장 출신이라고  산우 한분이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만해동상을 지나 남산에 올라 홍성시내의 야경을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수리고개를 거쳐 하고개에 도착하니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하고개는 홍주목사가 홍주를 바라보기위해 자주 올랐던고개로, 서산으로 가는 행인들이 말과 소에 풀을 먹이고 사람들은 한숨돌리는 고개였다는 데서 유래되어

하우고개 황우고개라고도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은 차량들이 말과 소를 대신해 질주하고 있습니다. 도로 아래 굴다리를 돌아가니 반가운 드림관광이 보입니다.

 

 

 매물표지가 붙은 상가 앞에서 맛있는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뒤 쉬고싶은 마음을 다스리며 어둠을 뚫고 산길로 접어듭니다.

 

백월산까지는 꾸준히 치고 오르는 길이라 393미터의 높이가 왜 그렇게 높게만 느껴지던지요. 홍성의 진산이라 불린다는 백월산은 사방이 확트여 조망이 좋기로 소문난

곳인데 한눈에 보인다는 서산 간척지와 안면도는 어둠에 묻혀있고 홍성시내의 화려한 야경이 조망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주며 반대쪽 농촌의 야경과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구간 청양의 백월산도 그렇더니 홍성 백월산의 하산길도  경사가 심해 눈길에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닙니다. 백미터 내외로 떨어졌다 삼백미터의 오름은 평시

같으면 완만한 산행길이라 콧노래라도 나오겠지만 마음의 높이는 칠팔백미터도 더 되는듯해 힘들게 두어개의 봉우리를 오르 내리며 걷다보니 건너편 산에 수덕사

오르는 가로등 불빛이 산으로 이어져 있고 수덕고개(육괴정)가 저만치 보입니다.

 

정자앞에 연못을 파고 6명의 선비가 6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데서 유래했다는 육괴정! 보호수인 그 여섯그루의 느티나무아래 자리를 잡고 은조님이 공수해온

청어과매기로 야참파티가 벌어지고 꿀맛같은 잠속으로 빠져듭니다.

 

 

 

기상! 소리에 눈을 뜨니 밖은 아직 어둠에 묻혀있고 사방은 고요한데 산우들을 위해 잠도 못주무신 우봉님은 밖에서 아침국을 뎊히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육괴정에서 덕숭산으로 오르는 정맥길은 철조망으로 막혀있어 아래 틈을 낮은포복으로 통과해 덕숭산으로 오르는 길은 바위와 육산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날이 밝아오고 덕숭산에서의 일출을 기대했지만 해는 구름속에 가려있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서두릅니다.

 

 

덕숭산에서 나본들고개까지는 알바를 많이 하는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순조롭게 나본들고개까지 진행을합니다.

 

나본들고개, 대원군 이하응이 아버지인 남원군 묘를 2대에 걸쳐 천자가 난다는 명당자리인 가야사에 쓰려고 했는데  반대에 부딪히자 가야사에 불을 지르고 묘를

썼다고 합니다. 경기도연천에서 이곳 가야산으로 이장을 할때 500여 키로의 거리라 운구를 동네마다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서 옮겼다고 하는데 

운구행렬의 마지막 마을인 이곳 광덕리 마을 주민들이 극진하게 정성을 다해모셔대원군은 상여를 이 동네에 남겨두었는데 이것이 남은들- 나본들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차량을 만나 재정비를 하고 뒷산을 향해 오르는데 먹은만큼 간다는 장거리 산행의 모토를 저버리고 국물만 먹고 약을 먹었더니 부작용인지 위장이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다리가 후들거려 한발짝 떼기조차 힘이 들 정도입니다. 뒤돌아 가기에는 진행이 많이 되었고 선두와 차이는 벌어지고... 갈등을 하면서 한티고개에 도착을 하니 선두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티고개에서 산행팀을 보내고 전 대곡리 방향으로 탈출을 합니다.

 

한티고개!  안흥진을 통해 우리 나라에 천주교가 유입이 되어 신유박해때 이곳에 순교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해미읍성이 처형장으로 사용되었고 처형당한 사람이

천 여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기꺼이 죽음을 택한 무명순교자들이 매질과 핍박을 받으며 이길로 끌려갔다고 하는데 저는 완주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

9정맥의 꿈을 포기하는것은 아닌지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 힘없이 걷고 있는데 산에서 울려퍼지는 "정유진~"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411.2봉에 산우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손을 흔들어 답을 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와 마치 안개가 낀듯이 눈앞이 뿌여집니다.

 

대곡리에 도착해 산행팀에게 하산완료했다고 문자를 보내고 히치하이킹을 할까 택시를 부를까 망설이고 있는데 연락을 받은 우봉님이 데리러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버스에 올라 권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6만평의 목장지를 돌아돌아 가루고개에 도착해 잠에 빠져들었다가 깼다를 반복하고 있을 그시간에 산행팀 들은 가야봉

석문봉을 거쳐 추위와 싸우면서 열심히 산행을 하고 있었겠지요.

 

 

 

집 떠난 서방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날머리에서 눈을 못떼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데 산에서 들려오는건 후미의 알바소식!  후미팀과의 연락을 시도해 보지만

전화기가 모두 꺼져있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저만치 산행팀이 보이고 사람수를 보니 모두 같이 내려오는데 죽은 자식이 살아오기라도 하는듯한 반가움에 달려가 덥석

안아주고픈 마음이지만 먹거리 준비부터 서두릅니다.

 

 

길 한켠에 자리를 펴고 상을 펼치니 십시일반으로 싸온 음식들이 넘쳐나서 먹어도 먹어도 없어지지를 않습니다.

 

 

 

금북정맥의 백미라는 구간이 모두 속해 있는 4구간! 지난구간에 못했던 구간까지 마무리 하느라 60키로가 넘는 긴 거리였지만 리처드대장님의 탁월한 판단과 진행으로 

이번구간 무사히 완주할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후미에서 저때문에 고생하신 하늘제비대장님 감사드리구요. 한마음 한뜻으로 완주해내신 산우님들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추운날 사진봉사하신 데이비스운영위원님 수미산봉님 빛그림님 채안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봉님께는 뭐라 드릴말씀이 없네요.

정맥 시작할때는 도와드리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푸짐한 음식 제공해주신 은조님(특히 박여사님) 빛그림님 채안님 룸비니님 감사드립니다. 고향에 왔다고 누님까지 동원해서 맛있는 광천김을 산우님들께 나눠주신

수미산봉님 감사드립니다. 맛있는 김치 보내주신 빼빼로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하신 수국님 감사드리고 한편으론 죄송합니다. 산우님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적은 인원이지만 매구간 힘을 내어 걷고 있습니다.

 

이제 머나먼 여정도 한구간 밖에 안 남았네요. 남은 한구간도 지금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모두 완주해 내시고 멋진 피날레를 장식해 보자구요.

 

적자 면했다고 큰소리쳤더니 결산하면서 보니 찐밥값을 빼먹었었네요^^. 에구! 그나저나 땜빵 할 일이 걱정이당!.

 

 

 

걸어온 길 : 우수고개출발 - 321 - 385 - 가루고개 - 오서산갈림길 - 785 - 오서산(791) - 금자봉(539) - 공덕고개 - 무명봉갈림길 - 신풍고개 - 130 - 꽃밭굴고개 - 113

- 89- 생미고개 - 도재고개 - 84.2 - 아홉골고개 - 갈마고개 - 161.9 - 107 - 135 - 꽃조개고개 - 210 - 남산(222) - 수리고개 - 하고개 - 136.2 - 살포쟁이고개 - 281 - 330

- 393.6 - 일월산(백월산393.6) - 까치고개 - 125 - 190 - 300 - 홍동산(309) - 290 - 250 - 수덕고개 - 300 - 덕숭산(495) - 415 - 394 - 나본들고개 - 뒷산 - 402

- 385 - 한티고개 - 411.2 - 427 - 470 - 485 - 643 - 649 - 가야봉(678) - 609 - 612 - 석문봉(653) - 604 - 사잇고개 - 516 - 일락산(521) - 412 - 402 - 350 - 358.8 - 269

- 274 - 274 - 309 - 280 - 206 - 가루고개 (산행 끝)

 

 

 

               [5-5 구간,, 2013. 2. 16 ~17] 

첫째날 : 가루고개(09:04 출발) - 동암산(09:42) - 안산(10:11) - 알바구간,봉화산(11:29) -  은봉산(12:26) - 간대산갈림길(12:42) -

           모과울고개(13:30도착 식사후 14:38분 출발)  - 성왕산(16:00) -  윗갈치고개(17:10 도착 저녁식사후 18:11 출발) - 금강산(20:03)

          - 장군봉(20:54) - 물래산(21:49) - 팔봉중교(22:30 도착 야참후 취침)

둘째날 : 팔봉중교(06:39 출발) - 오석산(08:17) - 백화산(10:31)- 모래기재(11:10 도착 식사후 11:54출발) - 퇴비산(12:37) - 유득재(13:12)

          - 우렁각시탑(13:56) -  매봉산(14:57) - 남산(15:39) - 후동고개(15:45) - 근흥중학교(16:14도착 산행 마무리)

산행 총거리 : 65.5키로 정도

산행 시간 : 23시간 20분정도(휴식시간포함)

 

 

사당공영주차장에는 우리팀 외에도 괘방산팀 소백산팀이 있어 인사를 나누고 갈길이 바쁜? 우리는 먼저 출발해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가루고개에 도착합니다.

 

 

6만여평의 삼화목장을 끼고 출발해 여름우기에 산사태가 많이 났다고 해서 이름붙여졌다는 모래고개, 동암산을 거쳐 

풍수지리상으로 고개를 봤을때노인이 춤추는 형국이라는 무르티고개에 도착해 버스를 만나 재정비를 하고

노점상에서 한 산우님이 후식용 딸기를 산뒤 다시 출발합니다.

 

약간 쌀쌀한듯 하면서도 포근한 날씨에 산행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은 물기를

머금어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꽃봉우리들이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안산까지 꾸준히 치고 올라 시원한 조망을 배경삼아 간식타임을 갖으며 가야할 마루금을 둘러보는 중 현지산객의

오지랖에 현혹되어 한시간여 알바를 하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시원한 조망에 알바가 억울하지는 않았지만요.

 

 

안산중턱의 멋드러진 안국관찰대를 지나 봉화산의 봉화대에 올라 사방팔방으로 탁 트인 조망을 보며 연신 감탄하고 있는데

들려오는 " 이곳이 아닌게벼!. 알바했으니 서둘러 출발!" 정맥마루금에서 2키로는 족히 벗어나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금북정맥을 통틀어 최대 알바입니다. 한시간여의 알바를 하고 되돌가는 거리는 왜그리 멀던지요.

 

 

정맥 마루금으로 되돌아와 높고낮은 산을 수없이 넘어 모과울고개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모과나무가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공사의 흔적인듯한 곳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잠시의 휴식을 취한 후 성왕산을 오릅니다. 성왕산은 백제의 중흥을 꾀하던 성왕의 이름을 빌렸다고 하는데

한강을 사이에 두고 신라와 전투를 벌이다 옥천전투에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번구간은 칡이 유난히도 많은 구간이라더니 먹을게 많아서인지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고라니와

장끼의 푸드득 날개짓에 놀라기를 몇번인지...

 

윗갈치고개까지의 길은 100미터에서 200미터 사이를 오가는 고도에 가장높은 성왕산이 250여미터 남짓이니 크게

어려울것도 없지만 수없이 귀때기를 때리는 잡목들과 군데군데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나무들이 지난여름 태풍의 위력을

실감하게 합니다.

 

윗갈치고개에 도착하니 스킵님도 합류해 있어 반갑게 인사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남들은 하산도

늦어진 6시가 넘은 시간에 산으로 들어가는 우리들을 시골 어르신들이 봤다면 제정신이 아니거나 옛날같으면 간첩신고

들어갔겠다고 한바탕 웃음꽃이 핍니다. 종착역이 가까워지고 있어서인가요?. 뭐가 그렇게 즐겁고 뭐가 그렇게 신나는건지...

 

 

 

이번구간 가장 높은 금강산까지는 꾸준히 치고 올라야 하는 길입니다. 내륙의 316미터는 그까이꺼 하겠지만 해안가의

고도는 제밥을 확실히 찾아먹는 고도라 우리가 아는 300미터가 아닙니다.

 

일곱시가 넘어가면서 어둠이 밀려오고 서산시와 농촌의 야경이 산을 경계로 대비되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낮은 고도이지만 전망이 좋았던 만큼 야경또한 장관입니다.

 

산 정상에 있는 큰 바위 모습이 북한의 금강산과 닮았기때문에 금강산이라 불린다는데 이곳에서는 어둠과 도시의

야경너머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둠에 묻혀있는 밤바다를 산에서 보는맛도 색다른 맛이 납니다.

 

질척이던 눈과 흙길은 밤의 기온에 얼어붙어 '사각사각' 발자욱소리는 생활에서 잠시 벗어난 자유의 기쁨에 장단을 

맞춰주는 듯 합니다.

 

자유의 기쁨에 너무 빠져있었나요? 금강산을 지나 팔봉지맥분기점을 한참이나 지났는데 "뒤로 돌아!" 소리에 조심조심

올라갔던 미끄러운 바위길을 다시 내려옵니다. 우리는 장군봉으로 가야하는데 마루금이 어둠속에 묻혀있던터라

방향을 잃어 팔봉산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팔봉산을 다 탔다면?...

 

희미한 마루금의 흔적을 찾아 어둠속의 잡목과 태풍의 잔재를 헤치며 마지막 봉우리를 내려가면 붉은재까지는 거의

도로길이라 삽십여분이면 도착할거라는 기대를 안고 내려가는데 붉은재가 아닌 팔봉중학교 근처에 숙소가 차려졌다고

연락이 옵니다. 내일이야 어찌되었던 덜 가니까 좋기만 했습니다. 팔봉중학교에 도착하니 집 두채가 지어져 있습니다.

한채는 침실로 또 한채는 응접실로...

 

첫날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텐트안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먹는 야참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혹여 산우들이 추울까봐 잠도 한숨 못 주무시고 히터를 켰다껐다 보온에 신경쓰시는 우봉님의 수고로움에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는데 기상! 소리에 눈을뜨니 겨우 다섯시!. 집이었다면 한참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이지만 어제 남은 3키로까지

해야 하기때문에 기상시간이 빨라졌습니다. 

 

전날 밤에 먹은 음식이 소화도 안된 상태에서 먹은만큼 간다는 일념으로 국밥을 한그릇 말아먹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길을 갑니다.

 

 

 

어제 못한 3키로의 구간은 마을주변을 지나는 길이라 동네 개들이 오랫만에 밥값좀한다고 신이나서 짖어댑니다.

 

고려인종때부터 조선중기 임진왜란 직전까지 400여년간 수로연결공사를 벌이다 암반도 많고 토사등으로 결국은

실패한채 그모습만을 유지하고 있다는 굴포천은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굴포천을 경계로 서산시와 태안군으로

나뉘어졌다는데 우리는 태안 땅으로 들어섭니다.

 

태안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반도로 해안선이 530키로에 이르고 크고작은 섬들이 118개나 되며 서해를 향하여

삿대질을 하려고 내닫고 있는 형국을 취하고 있으며, 마늘 생산량의 37프로를 차지한다더니 태안땅은 가도가도 끝없이

마늘밭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제 시골집 역시 마늘 주산지라 친근감이 듭니다. 

 

 

 

붉은재에서 까마귀가 서식한데서 유래되었다는 오석산을 향하는 길은 초입부터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

낮은포복 높은포복에 허들까지 하면서 산행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체력소모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오석산을 거쳐 백화산을 코앞에 두고 247봉쯤에서 가지고 올라간 간식을 먹으며 숨고르기를 한뒤 태안팔경중 제1경이라는

태안의 진산 백화산에 오릅니다.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되어 있으며 온갖 수석을 모아놓은 듯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산재해 있는 백화산에서는 태안읍내의 전경과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있어 백화산을 왜 제1경이라고 했는지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시산제를 막 끝낸팀이 있어 떡을 푸짐하게 얻어서 산중에서 때아닌 떡 파티가 벌어집니다.

자다가도 떡이 생기는게 아니라 산행하다가도 떡이 생기더라구요.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떡이 정말 맛있어서 자꾸

손이 가네요. 모래기재에 도착해 점심 먹을 생각들을 안할 정도로...

 

백화산 태을암에는 보물432호인 태안마애삼존불이 있다고 하는데 못보고 온게 지금에서야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태안의 제1경이라는 백화산에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더라구요. 백화산으로 겨우 피신한 동학군들이 퇴로를 차단

당하고 교장(살)바위에서 많은 희생을 당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 교장바위를 어드벤쳐로 오르긴 했지만요.

백화산을 내려와 모래기재에 도착하니 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곳역시 동학군들의 많은 희생이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곳에서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이제 산행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18키로가 넘는다고 하고 우리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낮은 산들과 도로를 넘나들며 선두는 겅중겅중 모터라도 단듯이 날아가는데 황새쫒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더니

숏다리로 선두를 따라가려니 고관절이 뻐근해 후미로 빠져 저만치 날라가는 선두 뒷꽁무니만 쫒아가기 바쁩니다.

 

유득재에 도착하니 모 산우님이 아이스크림을 쏘셔서 산행후의 아이스크림맛은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그렇게 산과 도로, 마을을 넘나들며 쉰재 후동고개를 거쳐 드디어 최종날머리인 근흥중학교(신대삼거리)에 도착을 합니다.

저도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는데 70키로이상 걸은것 같다고 했더니 65.5키로라고 하는데 아무래도...ㅋ~.

 

근흥면은 3면이 바다에 접해있어 수산업이 발달하고 고려시대부터 무역선이 드나드는 국제항이었다는 안흥항으로 갑니다.

 

금북정맥하는동안 추운날에도 야외에서 뒤풀이를 하느라 고생하셨던 산우님들이 식당에서 즐거운 모습으로 드시는걸 보니

자식 입에 음식들어가는게 제일 뿌듯하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리처드대장님! 탁월한 선택과 진행으로 금북정맥 이끌어 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짧지않은 거리와 시간에도 전원 무사히 완주할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후미에서 팀원들 챙기느라 수고하신 하늘제비대장님과 기록 남겨주신 데이비스운영위원님 수미산봉님 백미르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낙하산대장님 메모리님 은조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구간자로 오신 동인랑님 스킵님 채안님도 함께한 시간 소중하고

먼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특히 우봉님의 수고로움에는 드릴말씀이 없네요. 우봉님의 희생이 있었기에 저 완주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단 말씀밖에요.

 

이제 금북정맥도 마무리만 남겨놓고 있네요. 언제나 그렇듯이 마지막이 되면 왜그리 아쉬움이 남는지요.

 

적은 인원으로나마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수 있었던 것은 마음과 마음이 합쳐져서 마냥 즐겁고 유쾌한 동행이었고

행복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수없이 싸대기를 갈겨대는 잡목들은 자연에 대한 경건함과 겸손을 일깨워주기 위함이었고 넘어진 나무사이를 통과하느라

구부리고 엎드린 것은 자신을 낮출줄 아는 자세를 가르쳐주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해보면서 총무후기를 마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데이비스님 작품입니다.

 

걸어온길 입니다.

가루고개 - 124 - 모래고개- 173 - 동암산(176.3) - 132 - 무리티고개 - 안산(148) - 매봉재

- 269 - 은봉산(283.5) - 251 - 201 - 나분들고개 - 양대산(175.5) - 간대산갈림길 - 뮬목리사거리 - 142

- 모과울고개 - 113.5 - 성연고개 - 180 -160 - 성왕산(252) - 성황당고개 - 165 - 140 - 내동고개 - 186

-198.5 - 190 - 윗갈치사거리 - 123 - 169.9 - 183 - 솔개재 -  비룡산(292) - 295 - 금강산(316) - 장군봉

- 200 - 수랑재 - 물래산(140) - 100 - 140 - 팔봉중고 - 삼원농장삼거리 - 붉은재 - 오석산(169) - 130

- 241.7 - 백화산(284) - 모래기재 - 92.5 - 159.7 - 퇴비산갈림길 - 차도고개 - 구수산갈림길 - 유득재

- 도루개 - 104 - 88 - 우렁각시탑 - 63 - 쉰재 - 장재 - 62 - 5번지방도 - 매봉산(101.4) - 밤고개

- 남산(89) - 후동고개 - 73.7 - 근흥중학교(신대삼거리) 

 

 

 

 

                              [마무리구간, 2013. 3. 2] 

신대삼거리 버스로이동 - 용새골(10시1분 산행시작) - 장승고개(10:52) - 죽림고개(12:00도착 점심식사후12:36출발) 

- 지령산 - 갈음이고개(13:36) -  갈음이해수욕장(14:08) - 마지막봉 124봉(14:25) - 안흥진도착 산행종료(14:41)

 금북정맥 총 거리 : 270KM

 총 산행시간 :

 

어제밤 꿈에서 후기쓰느라 끙끙대며 마무리 하고 흡족해 하면서 잠이 깼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나네요ㅠㅠ.

마지막이라는 말은 아쉬움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새로운시작의 의미이기도 하기에

첫사랑을 만나기라도 하는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사당동으로 향합니다.

 

열명이 네자리를 차지하던때와는 달리

금북정맥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자리가 차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지난구간 날머리였던 신대삼거리에서 용새골까지는 아스팔트길이어서

시작부터 아스팔트를 걷느니 그냥 차로 점프를 합니다.

 

 

용새골 뒷산에서 옥녀봉으로 향하는 정맥마루금은 잘 정비된 소나무들이 반기는 예쁜길입니다.

도심에서 찌든 마음의 때가 피톤치드에 씻겨나가는듯 몸과 마음이 상쾌합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나무들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고

진달래는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리기라도 할듯이 탱탱하게 부풀어 있습니다.

 

장승고개를 지나 죽림고개에 도착해 점심 식사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뒤

이번구간 가장 높은 지령산(220m)으로 향합니다.

군사시설이 가로막고 있는 지령산은 근흥면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안흥8경중  하나인 지령낙하로 알려져 있으며 지란이 야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부대철조망을 따라 진행하여 갈음이고개를 거쳐 갈음이 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갈음이란 이름은, 옛날에 갈대가 지천으로 흩날리어 갈대소리가 난다하여

붙여졌다는데 지금은 갈대가 없다고 하네요.

 

선두들이 해수욕장에서 '나 잡아봐라'하면서 기다리고 있을줄 알았는데

썰렁한 해수욕장에는 멋진 소나무를 휘감는 매서운 봄바람만이 손님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갈음이해수욕장은 90년대에 군사지역에서 해제되어 널리 알려지지않아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는 작은 곳이긴하지만 풍광이 아름다워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철지난 바다를 좋아하는데 산으로 도느라 몇년 못가본 한풀이를 겸

햇살이 부서지는 봄바다위를 유유히 날으는 갈매기의 유혹에 넘어가고 싶지만...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담그면...'

초딩시절 좋아했던 동요를 흥얼거리며 금북정맥 최종봉우리라는

표지기가 있는 124봉에 오릅니다.

 

이제 내려가면 금북정맥도 끝이난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뭉클하던것이

막상 끝지점인 안흥진 팔각정에 도착하니 뭔가 허전하고 갑자기 할일이 없어진것 같아

아쉬움이 먼저 드는건 간사한 인간의 마음인가요?.

 

우리는 축하를 받으며 금북정맥을 마무리 하고 있지만

금북정맥은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게 그 맥을 바다속으로 뻗어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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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칠장산에서 무사완주를 기원하며 첫발을 내딛었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금북정맥도 끝이났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거리와 시간이었습니다.

 

마루금을 더이상 이어갈 수 없는 종착역에 서고보니

갑자기 할일이 없어진것같은 허전함이 먼저 드는건 간사한 제마음 뿐인가요?.

 

지나간 것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새삼 그리워지나봅니다.

끊어지고 없어진 길을 찾아 걸어가고 태풍의 잔재들에 연신 굽신거리며 지나온 길들,

잘못한것도 없이 잡목들에게 싸대기를 수없이 맞아가며 졸린눈으로 미끄러운 밤길을 걸어야 했던 시간들.

소도시의 황홀했던 야경들과 맑고 깨끗했던 밤하늘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줬던 마루금들,

어떤 산해진미보다 맛있었던 야식과 뒤풀이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처음 열다섯명으로 시작했지만 하나둘 떠나고 최종적으로 열명이 남아

40인승 차량으로 진행하려니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나 너를 버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한마음 한뜻 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이어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 대간 정맥을 하면서 산의 진정한 매력을 느낀다고 자신있게 말하곤 하는데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개에 대한 유래에 대해 알면서 지리에 흥미를 갖기도 했고

산아래 그들의 삶이 보이는듯 하고 또한 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제 삶을 돌아보며

반성의 기회가 되기도 하기에 나는 서있는걸 좋아합니다.

 

산은 언제나 겸손하라고 일러주건만 산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고

총무랍시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해도 이쁘게만 봐주셨던 금동이들께 감사드립니다.

당신들과 함께 할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저에겐 행복이고 행운이었습니다.

 

1대간9정맥의 선봉에서 항상 탁월한 리딩과 판단력을 보여주시는 리처드대장님과

후미에서 고생하신 하늘제비대장님 그리고 열명의 금동이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매구간 가장 고생하신 우봉님과 사모님께는 더이상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면서 추워서 감기라도 들어 완주 못하는 사람나올까봐

보온에 신경쓰시고 맛있는 음식 준비해오신덕분에 저흰 편안히 걷기만 했네요.

제 완주의 진정한 공로자는 우봉님이십니다.

감사드린다는 말씀으로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감사드린다는 말씀밖에요.

 

마지막구간 함께해주신 하늘바라기회장님과 오도직전회장님

그리고 인테리어부회장님과 산우님들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축하사절단 여러분이 계셔서 더욱 빛나는 금북정맥 최종마무리였습니다.

축하와 박수를 받으며 금동이들만의 잔치가 되는것같아 조금 죄송스럽기도 했구요.

 

마지막구간 멋진사진 남겨주신 바지여대장님 덕주님외 진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멋지고 화려한 쫑파티사진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마음보내준 민민님 백미르님 빛그림님 현이랑님의

정성 가득한 마음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멋진 피날레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빠진거 있으면 삐지시지말고 알려주세요.

어떤땐 몇시간전 일도 깜빡거린다니까요^^.

 

 

구간자로 참석하셔서 힘을 실어주셨던 산우님들

참석은 못하시지만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던 산우님들께 감사드리며

금북정맥 무사히 종주했음을 보고 드리며 후기를마칩니다.

 

 

     사진은 바지여대장님의 산행스케치에서 삽질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