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대장의 요철산행... 심장은 열심히 뛰는데?...

2015. 9. 30. 14:32일반산행/삼각산, 도봉산

  

1.산행 제목  삼각산 요철산행      
2.일        2015년 9월 29일
3.코      

 진달래능선-대동문-대피소-산영루-부왕동 암문-삼천사-사모바위-향로봉-불광사

4.대        손톱
5.총        손톱
6.참석 인원  20 정회원 20명

너랑나랑, 상디에, 아주까리, 막새바람, 숲사랑, 청록샘, 민경이지,

   허미아, 도원경, 기윤, 이송, 어느가을, 테리, 학여울, 태공, 상록수,

 데이비스, 라티머, 솔샘길(존칭 생략). 손톱

준회원   
7.기부금  19,000원
8.뒤풀이내역

 참석 19명

 

   생오겹살        19 * 12,000 = 228,000

   주류               19 *  3,000 =  57,000

   공기밥             5 * 1,000 =     5,000

   음료수             1 * 1,000 =     1,000

   들깨감자옹심이  5 * 6,000 = 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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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계                                  321,000

 

   여산우             7 * 16,000 = 112,000     

   남산우           11 * 19,000 = 2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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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1,000(대장 면제, 잔액 없음)

9.뒤풀이식당  불광촌            354-8492
 

 

 

 

  [후기]

 

고향에 다녀오고 처가에도 들르는 이틀간의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오랜만에 개인 산행에 나섰다가 五山종주보다 힘들다는 女山종주라도 한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몸을 가지고 산우님들 만나러 갑니다.

반가운 산우님들 많이 오시지만 걱정이 앞서는 마음을 숨길 수 없어 괜시리 미안한 기분입니다.

요즘 요철산행이 만만해 보이는지 산우님들이 많이 늘어 좋기는 하지만 몸상태가 버텨줄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높고 파란 하늘에 새하얀 구름이 솜털처럼 떠있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인것 같지만 기온이 제법 높아 평지를 걸어도 땀이 배어나옵니다.

우이동 소공원에서 인사나누고 몸풀고 후미대장 보는거 마지막이라고 앙탈을 부리는 기윤 친구에게 완장 채우고는 산으로 듭니다.

 

자신감 제로인 상태로 진달래 능선을 천천히(?) 걷습니다.

가을이니 등산객들로 붐비는 산길을 헐떡거리며 걷다보면 사람들이 구급차에게 길을 터주듯 비켜주어 별 어려움 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지만 언제 한계상황이 닥칠지 조마조마합니다.

기나긴 진달래 능선은 경사가 완만해서 크게 어려울게 없어보이지만 속도를 내다보면 쉬고싶은 유혹에 자꾸만 시달리게 마련입니다. 

야속한 산우님들은 뒤처짐 없이 대장을 마구 밀어대니 좋지않은 속이 더 부글거립니다.

마침내 몇몇 산우님들은 대장을 앞질러 달려대고 갈수록 힘에 부치는 다리가 속도를 현저히 줄게 만듭니다.

오랜만에 참석한 천하장사 너 모씨는 유달리 호흡이 거칠고 입술이 하얗게 질려있어 띄엄띄엄 산행하는 표시가 확연합니다.

너무나 힘겹게 대동문에 도착하니 다행히 바람이 잘 불어주어 지친 몸에 더없는 위안이 됩니다.

과일을 내미는 손이 아름답습니다.

 

 

 

 

오늘 처음 요철산행에 참여하신 산우님들의 산행 실력이 만만치않아 대부분 선두그룹에 속해 있지만 약간 힘들어하는 산우님도 계십니다.

든든한 기윤 친구가 있으니 걱정할건 없지만 중탈만은 하지않길 바래봅니다.

대피소로 이동하니 좋은 식당이 비어있어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푸짐한 반찬 싸온 산우님들과 멀리 있어 밥상이 영 시원치 않습니다.

반찬으로 마늘만 드시는 상록수님은 오늘은 웬일인지 조개젓을 드십니다.

마늘 반찬이 효과가 좋은가보지요? ㅎ

속이 불편하여 사가지고 간 샌드위치는 이쁜 여산우님 드리고 김밥을 얻어먹는걸로 만족합니다.

 

늘 그렇듯이 점심 식사 후엔 몸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 있어 부왕동 암문까지 내처 가기로 합니다.

살랑대는 바람이 몸에 스며들며 가을을 전해주고 반쯤 붉어진 단풍이 수줍게 인사하는 중흥사 가는 길은 익숙한 정겨움을 줍니다.

산행에 선수급인 산우님들은 일사불란한 대열을 유지하며 무장공비마냥 잘 따라오십니다.

그 중엔 무쟈게 이쁜 여산우님도 있습니다.

조금 전까지 쥐가 들락거리던 허벅지 상태가 몰라보게 좋아졌습니다.

숨차게 오르막을 치고 오르는데 상쾌한 서쪽 바람이 때맞추어 시원하게 불어와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집니다.

본격적인 산행은 처음 함께 해보는 데이비스 감사님의 산행실력이 놀랍습니다.

한 분 두 분 시원한 바람이 부는 부왕동 암문 아래로 모여드니 이제 오늘 산행의 반은 해낸 격입니다.

다른 곳은 쳐다보지도 않고 만날 그 곳만 고집하는 사진 터에서 한장 찰칵.

오늘도 지명수배중이라는 농담을 듣는 이쁜 여산우님이 찍어주셔서 대장도 사진 출연자에 들어갑니다.

 

 

  

 

삼천사까지 부리나케 내려가서 식수도 보충하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오늘 산행의 정점을 찍을 응봉능선에 도전하는 표정들이 자뭇 심각한데, 피해갈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엄청나게 가파른 들머리로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몸이 많이 가벼워져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바람이 그리워질 때가 자주있어 힘겨움을 반증하는 듯 합니다.

길고도 긴 응봉능선을 오르며 쉴까 말까 수없는 망설임을 이겨내고 암릉구간까지 한번에 도착합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먹는 과일이 정말 맛있습니다.

힘든 표정으로 도착하는 산우님들이 안쓰럽지만 고통을 무릅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으니 요철산행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오셨다는 민경이지님의 표정에 역력한 그것이 바로 이것 인것 같습니다.

 

사모바위를 처음오시는 산우님도 계시네요.

후미기다리며 사진도 각자 찍고 이제 여유가 묻어납니다.

멀리 서해바다가 말끔하게 보이는 맑은 공기에 가을 냄새가 솔솔 풍기는 듯한 숲길사이로 하산하는 길, 스틱을 접는 자칭 하산 전문 산악인 이쁜 이송님이 열심히 따라오십니다.

놀자님이 기다리는 하산길을 그 어느 때보다 바람처럼 달려 성큼성큼 고도를 낮춥니다.

서쪽 하늘에서 기울어져가는 태양이 구름 사이에서 길을 비쳐주고 선선한 바람은 앞산을 넘어와서는 몸으로 달려듭니다. 

 

하루를 이토록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요?

모두모두 고마웠습니다 산우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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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m, 5시간 40분, 사속 2.5km/h 선,

쉬는시간이 1.5 시간 + 밥먹는시간 40분 = 2시간 10분, 쉬는거 먹는거 빼면 이동속도는 4km/h,

결론 : 쉼 없이 꾸준히 가는게 훨씬 효율적 산행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