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당일산행 (관음사 ~ 성팍악)...제주도에서 무지 바쁘고 긴 하루를 보냈다...

2017. 2. 9. 14:20일반산행/제주도· 산행


 
 

1.산행 제목

 당일 한라산 백록담 탐방

     

2.일      

 2월 8일 수요일

3.코      

 관음사입구-삼각봉대피소-백록담-진달래대피소-사라오름-성판악

4.대      

 데이비스

5.총      

 다힘

6.참석 인원

   27

정회원27  명

 데이비스/빼빼로/올스탑/어느가을/산가연/

   다힘/흑미/터프가이/박예분/미소구름/

   버디/신아마/산에산/푸른산/엔드리고/

   청진/아차산사랑/정민/빛들/한내천/

   긍정/선미랑/선수기/일대일로/정희/

   세이블/시미/

준회원 

 

7.기부금

 25000원

8.뒤풀이내역

 수입   회비 70,000*25=1,750,000원  대장,총무 60,000원*2=120,000원

           추가회비 22*46,000원=1,012,000원 3*15,000원=45,000원(뒤풀이 미참석)

          합계  2,927,000원

  지출 티켓 27*60,000=1,620,000원  차량비 300,000원  아침 28*8000=224,000원(기사포함)

         뒤풀이 회정식 22*30000=660,000원 주류 4000*18=72,000원  기부금 25*1000=25,000원

         기타(티켓발행시 손실비 등) 26,000원

        합계 2,927,000원

9.뒤풀이식당

 용운횟집

  

 

                       

     [후기]



높이로 서 있던 산이 깊이로 마음에 새겨진 긴 하루였습니다.

 

1950미터 한라산이 서 있습니다.

우뚝한 모습으로 화면을 꽉 채우듯 시야를 막아섭니다.

압도당합니다, 높이로 크기로 무게로.

 

잘 해낼까 하는 우려 반, 제주로 떠난다는 기대 반으로 기다린 시간이었습니다.

반이라고 하지만 어쩜 우려가 더 컸을 겁니다.

서울에서 제주로,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젤로 높다는 산을 올랐다가,

다시 서울로 와야 하는 일정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러 거 있잖아요.

상상과 생각은 그냥 상상과 생각이라는 거.

실제는 상상보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거.

하고 난 후 무엇을 염려하고 두려워했는지 조차 떠올리지 않는다는 거.

미리 걱정하고 발을 뺀다는 것은 결국 할 수 있는 하나를 놓치고 만다는 거.

 

나만 잘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함께 오른 산행이었습니다.

각오가 단단했으니 준비하는 자세도 좀, 단단해 지더라고요.

 

855분 가볍게 몸을 풀고 오름짓을 시작합니다.

관음사로는 내리 꽂듯이 하산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 내리 꽂는 길을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러웠습니다.

거리와 경사도가 표시된 지도 안내판을 유심히 살핍니다.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등산의 난이도로 표현했더라고요.

꼼꼼하게 마음속에 넣습니다.

지금부턴 경사가 급하니 마음을 발걸음 잘 조절해야지,

지금부턴 좀 평평한 경사니 편안하게 쉬듯이 걸어야지, 등등이요.

같은 경사로 같은 높이로 쭉 오르기만 하는 산은 없으니까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우리 몸은 좀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말하나마나 아는 것이 대처하기에는 훨씬 수월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2월의 한라산은 대놓고 심설이었는데

눈이 없는, 그래서 가을 분위기 비슷한 한라산을 오릅니다.

흐린 날씨 탓에 분위기가 몽환적입니다.

오를수록 주목들이 쓰러져 있는 것이 자꾸 나타납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천년의 것이라기에는 얇은 몸피로

누워있기 일쑤입니다.

살아 천년은커녕 죽어 천년도, 마른 몸피도 곧추 세울 수 없는 땅이 된 건 아닌지.

한라산에 왔다고 마냥 좋을 수만 없는 마음이 들게 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 한라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느껴져

몸의 어딘가가 쓰립니다.

12시까지 통과해야 하는 삼각봉을 11시 조금 넘어 후미까지 안정적으로 안착합니다.

어려운 것을 거뜬하게 해내는 사람들이 맞습니다.

 

에너지를 보충하고 좀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백록담을 향해 걷습니다.

왕관모양의 바위가 능선 위에서 내려 보고 있네요.

왕관바위라고 이름 붙이는 게 거시기 하게 딱! 봐도 왕관 모양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걸으면서 보니 왕관모양은 사라지고 무엇인가 열심인 사람들이 서 있는 모양으로 바뀌었더라고요.

그 모양이 우리네 모습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찡하더니

이내 열심히 일한 당신 왕관을 쓸지어다, , 그런 문장이 휙 지나가더라고요.

어쩜 열심히 오른 당신들 왕관을 쓸지어다가 다르게 들린 건지도 모르겠어요.

데크를 휘휘 돌아가니 백록담이 나타납니다.

깊은 웅덩이 밑에는 얕은 얼음이 얼어 있더라고요.

마침, 눈발이 굵어집니다.

선경입니다.

백록담을 지나 성판악으로 내려오다 뒤를 돌아보니 눈이 하늘에서 내립니다.

눈은 하늘에서 내리지요.

한라산 꼭대기는 하늘이었습니다.

도시의 빌딩에 조각난 하늘과는 품새가 다릅니다.

한라산 위의 하늘은, 허공에는 한라산이 있더라고요.

뒤돌아 바라보던 눈길을 거둡니다.

잠깐의 마주침이었지만 쑥 마음속으로 들어옵니다, 깊게.

한라산의 높이만큼 깊게.

2. 후미인 제가 진달래대피소에서 컵라면을 먹은 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서너 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더라고요.

서너 시간을 한 번도 오르지 않고 내리 내려 걸었습니다.

길고 긴 하산길이었습니다.

높이 서 있으려니 길이도 길게 길게 필요했겠지요.

한라산의 높이만큼 길게 걷고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며 깊게 마음에 남긴 날이었답니다.

 

매번 같은 감사함을 전하는 것에 글의 한계를 느끼곤 하지만,

대장님 참~~ 고생,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라산만큼 감사드립니다.

함께하신 산우님들의 하모니를 이루는 좋은 에너지, 너무 품격있었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고 마음 써 주심에 그 어렵다는 일을 거뜬히 잘 해냈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후미 든든히 지켜주신 빛들대장님, 사진 남겨 주신 일대일로님, 청진님, 대장님.

모두 감사합니다. 덕분에 소중한 추억이 또 하나 생겼답니다.


한라산등정인증서를 옆에 두고 어제를 더듬고 있습니다.

우린 등정을 한 거 였군요.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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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13:53 new         

틀에서 벗어난 것을 해 보고 싶었지요.
한라산 당일 종주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4계절에 걸쳐 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당일 일정이나 다수의 여행은 저가항공이 생기면서 가능해진 것 중의 하나입니다.

저의 기대를 저버리고? 많은 분들이 동참하여 주었기에 순조로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눈은 없엇지만 그 이상의 것을 보고 느꼈으니 충분한 제주도 여행이었습니다.
하루 내내 산행에 대해 모든 걸 믿고 도와준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기에 다음에 또 찾게 되는 것, 이걸 또 생각해 봅니다.

빛들대장님 최고로 고생이 많으셧습니다.
올스탑대장님 중간에서 도와주심에 감사드리고,
다힘총무님 99점 입니다. ㅎ

시미님, 일대일로님, 청진님, 멋진 추억을 남겨 주시어 더욱 감사합니다.. ~~

무엇 보다 대장과 모든 분들이 일사불란하게 호흡을 함께하여 주시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김포공항, 0620 티제이 제주행 항공편으로



성판악에서, 산행 준비하면서






들머리,  0855 관음사 출발








0918 구린굴




0941 숯가마터


0941 목교








0852 탐라계곡대피소




1045 개미등






1106 삼각봉대피소
















1142 삼각봉대피소를 떠나면서 (35분 휴식)





























































1305 백록담 정상











































1411 진달래밭대피소 (30분 휴식)






1514 사라오름 입구 (40분 동안 사라오름 답사)






















1614 속밭대피소


1721 성판악







용운횟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