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목- 윗세오름- 영실... 지독한 안개로 조망이 제로...

2017. 4. 13. 19:37일반산행/제주도· 산행


 

1.산행 제목

 봄날의 제주 여행     

2.일      

  4/11-12(화,수)

3.코      

 첫째날 : 어리목~영실/교래곶자왈

   둘째날 : 제주 올레 9,10 코스

4.대      

 데이비스

5.총      

 다힘

6.참석 인원

 11  

정회원 8 명

 데이비스/빼빼로/다힘/선수기/라온라온/

   아미티스/페가수스/선우/

준회원 3

 데이비스1/제주올레/둘레(정회원 등업신청하세요)

7.기부금

 10,000원

8.뒤풀이내역

 4/11 아침 해장국 8*8000=64,000원  어리목주차비 3000원 택시비 20,000원

           시장비(4/11 저녁.12일 아침) 161,000원

  4/12 용머리해안 택시비 10,000원

         저녁 식대 268,000원

  리조트55평 숙소비 180,000원  차량렌트비 및 유류비 140,000원 기부금 10,000원(대장제외)

  총합계 856,000원

  ***모든 비용은 해당 품목별로 개인 부담함.

  ***비행기 티켓 각자 구입

9.뒤풀이식당

 모슬포항 동성수산횟집 064 794 5490

 

                       

     [후기]


첫째 날

 

어리목에서 윗세오름

안개 때문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네요. 올레길 먼저 하는 건 어때요?“

좋은 생각이긴 한데 내일 합류하기로 한 산우님이 있어 공지대로 진행하겠습니다.”

... ...”

, 출발합시다.”

정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네요. 한 치는 3.03센티미터잖아요. 바로 코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거죠.

앞 사람이 보이지 않아 소리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했어요.

꼬리를 놓치면 왠지 두려울 것 같아 부지런히 발걸음을 맞췄답니다.

안개 속으로 스며들 듯이 어리목에서 윗세오름을 향한 오름 짓을 요.

더울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비 소식에 혹시 몰라 여벌로 준비한 옷을 껴입고 말이지요.

한 겨울에도 그렇듯 발걸음에 가동된 몸이 금세 더워졌어요.

한 꺼풀 벗고 사위를 살피니 세 자 앞쯤은 보이더라고요.

윗세오름에 오르면 안개가 벗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바람과 소망이 교차한 지점일 걸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요.

오르고 오르는 사이 소망에 대한 응답을 보일 양인지 안개가 조금씩 벗겨졌다 휘감았다를 반복하더라고요.

한라산이 어떤지 좀 아시잖아요. 오르다보면 어느새 탁 트인 평전이 확 나타난다는 것.

이젠 거의 다 온 것이지요. 대피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옷매무새를 정리했어요.

이젠 내리막이니 끼워 입을 수 있는 것은 단디 끼어 입는 것으로요. 그랬더니 새로운 패션이 등장했어요.

예를 들면 비닐우의 위에 바람막이 또 그 위에 망토형 우비를 어깨에 두르거나 허리에 감싸는 등의 모양이었답니다.

뭘 해도 멋진 우리들이니 보온이 우선인 것이지요.

밥 먹고 나면 왜 그리 추운건지. 발걸음을 서둘러 영실로 하산을 서두릅니다.

 안개가 벗겨졌냐고요? 아니요. 오락가락하더니 다섯 자쯤 보이는 상태였어요.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소망은 나의 일이고 한라산은 원체 좀 잘난 애인처럼 튕기는 것을요.

영실로 향하는 데크를 걷는 정수리 위에는 빨간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어요.

지난 겨울 눈 속에서 길 안내 이정표 역할을 하던 표시지요.

눈이 다 녹은 바닥에서 깃발을 보려니 눈의 깊이가 가늠이 되더라고요. 한 열 자쯤?

안개 속에 숨겨 있는 바다도 그려 보고 병풍바위도 그려보고 머리에 난 혹처럼 울퉁불퉁한 오름도 그려 보는데

정말로 눈앞에 나타나더라고요. 새색시의 속살을 가린 깨기처럼 얇은 막에 가린 듯 부끄럽게 요.

보고 싶은 데 보지 못했던 한풀이라고 하는 것처럼 탄성과 함께 나타난 풍광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며

날머리에 도착하니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어요. 천지를 흔드는 듯한 바람 소리와 함께 요.

하늘로 눈이 가더라고요.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이던 구름들이 역동합니다.

역동이라는 단어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현장이었지요.

정수리 위 소나무 끝은 센바람에 옷깃이 휘날리듯 흔들리고 그 위의 구름은 흩어졌다 모아졌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구름쇼를 하더라고요.

저런 것을 역동이라고 하겠구나, 하고 하늘을 구경하느라 한참동안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을 고정시켰었답니다.

 이때가 오후 2.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했으니 4시간 만에 1차를 끝내고 2차를 향해 출발했답니다.


교래곶자왈과 큰지그리오름

 곶자왈.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의 숲을 이룬 곳을 이르는 제주 고유어.

곶자왈에 들어서면 서늘한 듯 따스한 기운이 몸끝을 스칩니다.

그 기운이 남달라서 주변에 널린 덩굴식물과 이끼류 등에 자연스레 눈을 맞춰지고요.

태고의 자연이 이런 건 아닐까하는 느낌과 함께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울퉁불퉁한 화산석 위를 연초록으로 덮은 이끼를 보면 무덤 같기도 생명체 같기도 하답니다.

생명을 품고 있는 돌이기 때문 아닐까요. 그 초록이끼 위에 떨어지는 햇살이라니.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생태길을 한 바퀴 돌아 제주의 숨을 잔뜩 불어 넣습니다.

깊은 호흡을 하지 않더라도 몸이 순화되는 것이 느껴졌답니다.

불쑥 나타난 노루 가족에 눈이 휘둥그레 졌답니다.

녀석들은 뒤태를 보이고는 무엇이 바쁜지 곧 사라져 버리더라고요.

우리에겐 관심도 없어 보였답니다.

사라져서 기운만 남은 곳에서 그들을 찾으려 아무리 더듬어도 없는 건 없는 거고 가버린 건 가 버린 거네요.

 큰지그리오름을 향해 길의 방향을 달리 합니다.

잔 돌이 깔린 오솔길을 착착 소리를 내며 걷고 있는 데, 소들이 나타납니다.

한 마리 두 마리,... 뿔이 얼마나 단단해 보이는지 두려움이 엄습했어요.

녀석들도 우리들도 눈을 맞추지 못한 채 서로 눈치를 보다 비켜서서 달아나 듯 걸었답니다.

두려움을 푸 하고 내뱉는데 걸음아 나 살려 라는 듯 빠르게 걷는 덩치가 산만한 소를 보면서

쟤도 우리가 두렵구나, 싶었답니다.

오름으로 가는 길에는 원시림과 동물이 함께 하더니 오름의 입구에는 삼나무 숲이 장관이었답니다.

하늘을 빼곡하게 덮은 나무 사이에 있으려니 나무 따라 허리가 꼿꼿해 집니다.

습한 땅의 기운과 묘한 기운으로 휘어진 서어나무가 숲을 이루는 오솔길을 올라 오름의 정상에 도착했답니다.

 630분 교래곶자왈에서 2차를 마치고 숙소로 향했답니다.

제 스마트폰 만보기에는 38775라는 숫자가 찍혔네요.


둘째날


제주 올레길 9코스와 10코스

   8시부터 걷기 시작했어요.

어제의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피곤할 만도 한데 부지런한 대장님 덕에 일찍 서둘러 길로 나섰습니다.

어제는 산을 오늘은 바다를 걷는 날이지요.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시작했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포구에서 몇몇 분들 만이 그물을 정리하고 있을 뿐, 아침시간 포구는 조용하더라고요.

출항을 했거나 출항하지 않는 날이었겠지요. 포구에서 올라 치는 길은 말이 다녔던 곳이라네요.

구불구불 터덜터덜 걸으려니 청보리 밭이 나타났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품새가 바다의 물결과 비슷하더라고요.

자연은 비슷한 무늬를 그릴 때가 많아 새삼 놀래곤 했답니다.

 산방산을 향해 둘레둘레 걸었답니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라서 그런지 일제 동굴진지가 여러 곳 있더라고요.

허리를 숙이고 안을 들여다보니 꽤 깊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몸을 피했던 장소였을 곳이 지금은 여러가지 풀이 있더라고요.

그 옛날 그곳에 들어앉아 있었던 사람들의 모양이 떠올라 잠시 걸음을 멈추었답니다.

길가에 핀 꽃들과 막 피어난 새순에 눈을 맞추다 보니 산방산이 우뚝 서 있었어요.

그곳에 가면 요기도 하고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걸음이 빨라지더라고요.

근데요, 산방산 앞으로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 뒤로 돌아가도록 표시가 되어 있더라고요.

우린 표시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요. 유채꽃이 핀 꽃길을 걸었지만 왠지 거리가 더 늘어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답니다.

거리가 늘어난 건 둘째 치고 용머리 해변을 가려면 다시 산방산 앞으로 걸어가야 했어요.

우리가 누굽니까. 볼 건 봐야지요.

점심식사를 하고 해변을 향합니다. 걸을 땐 전문산악인처럼 사진 찍을 때는 관광객처럼을 외치면서요.

몇 번을 방문했어도 용머리 해변 입구만 볼 수 있었는데 날이 좋은 관계로 해변을 돌아 볼 수 있었답니다.

시루떡의 켜처럼 차곡차곡 쌓인 결을 통해 세월을 보면서 이런 걸 볼 수 있다니

호사가 아니면 무엇이라고 할까,라고 생각했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더 많이 머물고 구석구석 만져보고 밟아보고 싶었지만 해내야 하는 일정이 만만치 않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걸음을 돌려 사계해변 길의 모래를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답니다.

지칠만도 한데 어째 걸음걸이가 점점 더 씩씩해졌답니다.

멋진 풍광과 달콤한 공기가 주는 기쁨에 그리 됐던 것 같아요.

 사계 해변은 용암이 바다로 흐르다 멈춘 모양들이 올록볼록 무늬를 결을 그리고 있었답니다.

사람의 발자국과 동물의 발자국이 새겨진 곳도 있다고 하니 뜨거운 용암을 걷는 느낌이 들어

발이 저절로 떼어 졌다니까요.

제주만이 주는 풍경에 다시한번 매혹되었답니다.

송악산을 향해 걷고 걸었습니다.

송악산 앞, 유채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진 길,

쉼터에서 양말도 벗고 간식도 먹으며 남은 길을 무사히 마칠 각오를 다지고 또 걸으려 길을 나섰습니다.

모슬포항으로 향하는 길에는 제주 4.3 유적지인 섯알오름도 있었고

양배추, 마늘, 유채꽃, 브로콜리 등 식탁에 익숙한 식물들이 길 옆으로 늘어서 있었답니다.

9코스와 10코스 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제 만보기에는 44348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답니다. 오후 6시경 이었답니다.


데이비스대장님 덕분에 원 없이 걸었습니다, 그것도 제주를.

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다른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하면 너무 진부한 가요.

처음 뵙는 산우들이 많았습니다. 낯설 만도 한데 이틀 동안 지내면서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알아서 돕고 알아서 먼저 양보하고 알아서 나누는 분들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답니다.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쁨이었답니다.

좋은 길 공부 많이 하시고 안내해 주신 대장님께 허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좋은 곳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올레길은 사람들이 만나기 좋은 길인 것 같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말도 나누고 걸음도 함께할 수 있어서요.

올레길에서 만나 일정 같이 소화하시고 기꺼이 수도권 회원이 되시겠다고 기부금까지 쾌척하신 두 분께도 반가움의 인사드립니다.

길은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사람이 있었고 역사가 있었고 정을 나누고 흔적을 남겼습니다.

함께해서 감사했고 담에도 좋은 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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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12:13 new

봄날의 제주도, 이름 만은 못햇지만 나름 이모저모를 밟아본 기회였습니다.
산으로 바다로 들녘으로, 산도 보고 산도 오르고 바다도 보고 섬도 보고,

1. 안갯속의 한라산, 어리목 오름길, 빼꼼하게 열렸던 영실의 하산길...
2. 올레길 9 + 10 코스, 제일 볼 것이 많다는 구간이지요.
3. 좋은 님들과의 만남, 그리고 동행...
4. 덤으로 간 곳이 최고의 수확이었던 교래곶자왈과 오름..
5. 산방산의 완전 일주, 송악산의 완전 일주,
6. 유채밭의 만남,,여러번에 걸쳐서
7, 용머리해변의 풍광...
8. 마지막으로 미래드라이버의 차량에 탑승, ~~
                                                                              
모두 솔선하는 마음이 너무 넓었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의 이틀간, 양보는 미덕이 아니었고 당연한 것 이었나 봅니다.

즐거움을 나누신 산우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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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연동의 미풍해장국...




어리목




































































































렌트카 픽업하려고 택시로 20.000 지불하고 다시 돌아온 어리목, 2시경에는 햇볕이 쨍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