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2. 10:50ㆍ일반산행/원정산행
1.산행 제목 | ▶ | 인제 대암산과 람사르슾지 | ||||
2.일 시 | ▶ | 10월 11일 화요일 | ||||
3.코 스 | ▶ | 용늪안내소-갈림길-작은용늪-전망대-큰용늪-대암산-갈림길-용늪안내소 | ||||
4.대 장 | ▶ | 데이비스 | ||||
5.총 무 | ▶ | 다힘 | ||||
6.참석 인원 | ▶ | 총 35 명 | 정회원34 명 | 렉스/일대일로/태은/최솔가/예스터데이/ 선식이/갠소/세리/노랑파랑/샛강/ 근교산/바베나/이티/갈라/무룡산/ 귀차니즘/길위에/작은등대/연선/또산 마니마니/굴참나무/내맘이야/소나무향/새라/ 도유선/퐁라라/철쭉/조찬아/붉은마녀/ 빼빼로/민트/다힘/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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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회원 1명 | 붉은마녀1 | |||||
7.기부금 | ▶ | 33000원 | ||||
8.뒤풀이내역 | ▶ | 대장,총무 포함 35명 참석 수입 회비 26000*33=858,000원 귀속회비(된장,지혜자.푸딩.복실이,필드맨) 26000*5=130,000원 뒤풀이비 33*11000=363,000원(대장,총무 제외) 합계 1,351,000원 지출 차량비 650,000원 해설비 5000*35=175,000원 기부금 33000 김밥과사이다 87,000원 합계 945,000원 청국장,막국수 8000*36=288,000원 두부김치 10000*9=90,000원 막걸리 6000*9=54,000원 합계 432,000원(26000원 할인 406,000원 지불) 총합 406,000원 + 945,000원 = 1,351,000원 | ||||
9.뒤풀이식당 | ▶ | 홍천군 <황토집> | ||||
[후기] 몸무게 113그램. 평생 523,000킬로미터 넘게 날았다고 합니다. 숫자로 집계된 거리는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다시 지구로 반쯤 돌아온 거리이고요. 다리에 B59라는 밴드를 달고 펭귄의 땅에서 북극곰의 나라까지 하늘길로 날아다닌 붉은가슴도요새 얘기입니다. 새를 관찰하는 과학자들은 그를 ‘문버드’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그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할 정거장에 방문할 때만 땅에 내리고 비행한답니다. 정거장에 내려 무지막지하게 주린 배를 탐욕스러울 만치 먹어치워 단백질을, 연료를 채운다고 합니다. 그래야 날고 날아야 목적지에 갈 수 있으니까요. 그 정거장은 델라웨어만의 투구게와 레스팅가의 홍합, 마라냥의 조개류 등이라고 합니다.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철새들이 쌀알 주워 먹듯이 무언가 콕콕 찍어 먹는 영상을 본 적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들이 2000년부터 2년 사이에 성체의 반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잖아요. 인간들의 직접적인 탐욕과 그 탐욕이 만들어 낸 기후의 변화 때문일 것이라는 걸요. 정거장에 널려 있던 어패류들이 인간의 필요가 많아졌답니다.
갈림길에서 만난 붉은 단풍이 차에서 내린 눈을 밝힙니다. 단풍은 계곡의 소리와 잘 어울리는 풍경인 것 같아요. 계곡에 늘어선 단풍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답니다. 임도처럼 잘 닦인 길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제한한 곳이라 많이 디딘 느낌이 없었어요. 아스팔트에 익숙해 걷기에는 좀 불편했지만, 자잘한 돌멩이들이 발바닥에 딸그락 밟히는 느낌도 괜찮더라고요. 참, 깨끗했어요. 어떤 산에 들었을 때보다도 그냥 깨끗하다는 느낌이 압도적이었어요. 바람도 소리도 공기도. 그러니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이 깊어지더라고요. 하늘도 자꾸 바라보게 되고요. 이파리 사이에서 나풀거려 조각난 하늘조차도 깨끗하더라고요. 연두에서 노랑으로 변하는 온갖 색깔들이 우리를 호위하는 듯 했고요. 어설픈 게그와 열정적인 숲해설사님 덕분에 오랜만에 열공모드도 가져보았어요. 한 번 듣는다고 알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알려고 노력한 다는 것은 그 대상으로 다가간다는 거잖아요. 우리들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산 속의 것들로 다가갔답니다.
람사르슾지. 범상치 않은 이름이잖아요. 이름뿐만이 아니라 모양도 그렇더라고요. 대암산이 천 미터가 넘는 제법 높은 산이잖아요. 그 정상 바로 밑에 있는 습지라니. 어찌된 이유로 만들어진 것은 모르겠으니 자아내는 풍경은 우리 산우님들을 탄성케 했답니다. 람사르슾지는 5월부터 10월까지만 개방하고, 환경과 관련된 3개의 부처에서 관리 보존한다고 하더라고요. 5월부터 피는 꽃에 대해 설명을 듣고 늪지를 걸으니 그 흔적으로 꽃대궁이 수없이 말라 있더라고요. 그 그림을 그리면서 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저기서 “봄에 다시오자”는 말들이 들립니다. 해설사에 의하면 차가운 곳에 사는 식물과 더운 곳에 사는 식물이 슾지에 공존한답니다. 그래서 연구 보존할 가치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보존할 것을 보존한다는 것은 마땅한데, 강제로 보존하지 않으면 보존되지 않는 다는 역설 같아 좀 부끄러웠답니다. 무엇이 좋다고, 어느 곳이 아름답다고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었던 모습이 떠올라서요.
대암산 정상은 뾰족한 바위들이 엉켜 있었어요. 오르기에 쉽지도 어렵지도 않았어요. 바위가 뾰족하니 불규칙하게 누워있어서 발 딛기에는 어려웠는데, 바위가 살아있어서 미끄럽지는 않았어요. 정상에 올라 만난 풍광이라니. 연두에서 노랑으로 변하는 카펱이 둥실 떠있는 느낌에다 적당하게 차거운 바람, 알 것같죠. 무언가 쑥 날아가는 기분이었다니까요.
붉은가슴도요새는 현재 80%가 사라졌다고 하네요. 아마도 이런 추세라면 멀지 않은 날, 인터넷 어느 기사에서 멸종 소식을 접할 수 있겠지요. 그나마 혀를 끌끌 차는 관심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그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멸종시키며 살고 있습니다. 호모사피엔스라는 이름으로요. 혹시,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 잉여물에 몰두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람사르슾지를 다녀와서 든 생각입니다.
산사랑과 산우님을 귀히 여기는 대장님이 옆에 있다는 것은 참 행운입니다. 데이비스대장님 덕분에 걷기에만 열중했던 산에서 많은 것을 교감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함께 귀 기울이던 산우님들의 공감에도 감사드립니다. 무엇엔가 함께 다가간다는 것은 같은 편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우리들은 자연을, 산을 아끼는 편들인 것 같습니다. 렉스님 단팥빵, 갈라님 막걸리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풍성한 원정길이었습니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 자주 뵙고 싶습니다. |
데이비스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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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보존 가치가 크기에 기간과 탐방인원의 제한을 두나 봅니다.
어찌 보면 숲해설가님의 열강에도 불구하고 다소 지루함도 있었지만, 이럴 때 한수 배워 두는 것도
필요하기에 모두 열공 하십니다.. 아직도 우리의 마음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나 봅니다..
용늪의 의미도 다소 이해하였고, 힘겹게 오른 대암산 정상부의 암릉은 아기자기하고 멋드러 졌지요.
운무에 가려 조망이 멀리는 쏘지를 못했지만,
북녘에 제일 가까운 100대 명산 대암산에서 즐거움을 만끽해 본 하루였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