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28. 11:53ㆍ일반산행/설악산
1.산행 제목 | ▶ | 설악산대청봉 산행 | ||||
2.일 시 | ▶ | 8월 27일 목요일 | ||||
3.코 스 | ▶ | 오색-대청-한계령 | ||||
4.대 장 | ▶ | 데이비스 | ||||
5.총 무 | ▶ | 다힘 | ||||
6.참석 인원 | ▶ | 총 18 명 | 정회원 18 명 |
데이비스/너른들/조미누/민세/메모리 후연/영초/뒤안/연선/고운향기 이젬마/건대/박예분/저비/로하스 뚜벅이/워니/다힘 | ||
준회원 명 | ||||||
7.기부금 | ▶ | 16000원 | ||||
8.뒤풀이내역 | ▶ |
회비사용 내역 수입 회비 20,000원*17=340,000원 귀속회비 20,000원 * 5=100,000원(갈라/고동색/청산길/유상원/민경이지) 회비 찬조 20,000*2=40,000 (이*/샛*) 합계 480,000원 지출 차량비 550,000원 기부금 16,000원 합계 56,6000원 *** 부족분 후*님께서 찬조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
9.뒤풀이식당 | ▶ |
<인제 한국관> 수입 13,000*15=195,000원 지줄 산채정식 10,000*18=180,000원 맥주 4000*4=16000원 소주 3000원 막걸리 5000원 공기밥 1000 사이다 2000원 합계 207,000원 차액 12,000원 할인.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음. 뒤풀이 장소 마땅하지 않으면 추천합니다. | ||||
[후기]
설악에 이렇게 좋은 날씨가 며칠이나 될까요?
이렇게 날씨가 좋으려면 몇가지 필요충분조건이 있어야 해요.
우선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때여야 해요.
봄에서 여름 말고, 가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 말고요.
왜냐면 여름 내내 더위와 습기에 지친 팔뚝을 내놓고 산행할 수 있어야 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거든요.
그리고요. 태풍이 지나간 지 이틀쯤 지나야 해요.
태풍이란 놈 알잖아요.
강력한 바람과 비를 동반하여 세상을 온통 뒤집어 놓는 쎈 놈 말이에요.
쎈 만큼 왔을 때는 좀 강력해서 무섭기도 하지만 일단 지나가고 나면
습기와 더위와 공해에 찌든 공기를 어디론가 날려버려 완전 깨끗하고 맑게 만들곤 하잖아요.
그 정도가 필요조건이고요, 충분조건은 뭐냐면요.
당연히 설악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건강한 우리들이죠.
어제가 그런 날이었어요.
설악에 맑은 날이 넉넉잡아 일 년 중 40여일 정도라네요.
10%정도이지요.
그 중에서도 어제와 같은 날은 어제 딱 하루였을걸요.
생각만 해도 좋았겠죠.
그러니 설악에 있었던 우리들은 얼마나 좋았겠어요. 참 좋았어요.
10시 30분에 오색에서 오르기 시작했어요.
오색은 공룡능선이나 서북능선 오를 때 몇 번 갔던 곳인데,
그 때마다 새벽이었어요. 새벽 3시에 열잖아요.
귀에는 물소리가 들리는데 눈으로 볼 수 없어서 매번 많이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벌겋고 맑은 오전에 눈으로 보다니.
그 맑디맑은 물이라니…….
한참 앉아서 물소리라도 녹음하여 설악이 그리울 때 꺼내 듣고 싶었는데
제가 후미전문산악인이라 시간에 쫒기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어요.
좀 아쉬웠어요.
그렇게 천천히 3시간에 걸쳐서 대청봉으로 올랐어요.
간식도 나누어 먹으면서 격려의 말과 따듯한 눈빛과 미소도 교환하면서요.
대청봉의 바람은 그리 맑은 날도 죽지 않더군요.
모자를 꾹 눌러야 했어요.
바람에 날아갈까 봐요.
대청봉의 표지석은 오를 때마다 만원이라 사진을 남기기 어려웠거든요.
기다리는 동안 세찬 바람에 땀이 식어 몹시 추워서요.
그런데 어제는 표지석이 우리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면서 표지석을 아주 껴안고 있었다니까요.
그리고 동해 바다를 보니, 바다인지 하늘인지 모를 경계가 희미하게 줄을 긋고 있더라고요.
손을 뻗어 검지손가락으로 바닷물의 표면을 꾹 누르면 동글동글한 파문이 생길 정도로 맑고 잔잔해 보이는 파도였어요.
점심 후 한계령으로 하산했어요.
설악의 서북쪽의 옆구리를 돌아 내려오는 거였죠.
그 길에서 공룡능선과 용아장성을 눈으로 스캔했어요.
너무 맑은 날이라 바위의 잡티까지 보였다고 하면 좀 과장스럽죠?
그래도 그런 느낌이었어요.
파란 초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한 설악의 바위들은 아주 늠름하던걸요.
그렇게 해서 7시간 반 만에 모든 산행을 종료했답니다.
점심을 한 시간 동안 먹었는데 도요.
우리 산우님들 너무 멋지지 않나요?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 정말 표본인거 같아요. 쫌 자랑스러웠어요.
산행 내내 바람이 함께했어요.
오름 짓을 할 때는 배낭을 밀어주기도 했고요.
힘에 부쳐 잠시 숨을 돌릴 때는 시원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바람이 가슴 속을 파고들었어요.
대청에서 부는 바람이 그러더라고요.
할 수 있을 때, 걸을 수 있을 때,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고요.
우리가 보통 말하길 산이 어디 가냐고 하잖아요.
그래요.
산은 어디 가지 않죠.
그런데 우리가 변하잖아요.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내가 아니듯이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어물거리고 있는 사이에 많은 것들은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지나가더라고요.
흐르는 시간을 구경하지 말고 몸소 느끼자고요.
데이비스대장님이 하루로 즐길 수 있는 설악의 코스를 10여 군데 기획하셨답니다.
함께 하시자고요.
이 주 후에 또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악과 헤어지는 것이 조금밖에 섭섭하지 않았습니다.
대장님과 산우님들께 매우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중간의 메모리대장님 후미의 워니대장님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우리 산우님들과 쭉 함께 하시죠.
모두들 담 설악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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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 중의 한 날이었나 봅니다.
산객도 거의 없는 목요일, 무지하게 맑은 날, 태풍 후 불어 주는 상쾌한 바람, 모두 좋았습니다.
한가한 대청에 올라 정상석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보듬으며 설악의 멋에 빠져봅니다.
모두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서로 돕고 양보하고 정상에 올라서서 모든 시름을 덜어내니 참 좋았습니다.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